“로봇이 만든 커피와 버거·치킨까지”..'푸드테크' 힘입은 외식 무인매장 확대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3.10 15:09 의견 0
롯데리아 L7홍대점 스마트존에 설치된 무인주문 및 무인픽업 존 [자료=롯데GRS]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기술 발달과 함께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무인매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편의점이나 세탁소,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셀프 결제 키오스크가 도입된 무인매장뿐 아니라 로봇이 식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외식 무인 매장도 등장했다.

10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9월 동안 자동판매 및 무인결제를 활용한 신규 매장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44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조치로 오프라인 매장의 경영 상황이 불안정해진 데다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도 부담 요소다. 오프라인 매장의 무인화 바람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무인매장은 주문·결제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업계에서 우선 도입됐다. 편의점이나 카페,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과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밀키트 점포도 증가하는 추세다. 상시 직원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인건비가 줄고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상품 진열대와 결제 키오스크를 놓는 공간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어 소자본 창업도 가능하다.

무인매장의 상용화는 2016년 아마존이 출점한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에서 시작됐다. 아마존 고는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도입해 계산을 하지 않아도 물건을 가지고 나가면 자동 결제되는 기술을 적용한 무인매장이다.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무인매장은 단순 콘셉트 매장에서 코로나 이후 차세대 사업 모델로 급부상했다.

무인매장은 세계적인 미래형 사업으로도 꼽힌다.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2에서는 기존 소비자 위주의 가전과 달리 배송 드론과 무인 계산대 등 스마트 가전이 관심을 끌었다. 오는 5월 개최 예정인 국제 유통기술 전시회 유로시스도 핵심주제로 인공지능과 비대면 결제, 디지털 무인매장 등 선정했다. 올해는 온라인·비대면 결제 시스템 관련 기업이 94개로 가장 많이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 무인매장은 외식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무인 외식매장은 주문·결제부터 식품 제조까지 모두 기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은 신선하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 받고 매장 근무자는 매장 관리 등 기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또 기계로 제조되는 만큼 제품은 품질의 균일성과 위생관리에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가 운영하는 치킨 판매점 롸버트치킨 주방에서 치킨이 조리되고 있다. [자료=GS25]

외식업계의 무인화는 제조가 간단한 패스트푸드 기업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2020년 햄버거 반자동 조리 시스템과 서빙 로봇을 도입했다. 빵과 고기 패티를 데우는 자동화 레일을 이용해 버거 제조 시간을 줄이고 서빙 로봇이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해준다. 롯데GRS는 지난해 무인매장 롯데리아 L7홍대점을 오픈했다. 키오스크 주문 후 로봇이 버거 제조를 담당하고 고객은 영수증 바코드로 제품을 직접 수령하는 식이다.

버거에 이어 치킨도 로봇이 조리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GS25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와 함께 편의점 치킨 조리 협동로봇 도입을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치킨 조리 협동로봇 1호가 시범점포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편의점에서 근무자는 기본 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방문 고객은 더욱 만족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로봇 자동화 기술이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지점의 경우 직영점에서 기업의 자금 투자로 우선 도입해 시험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가맹점은 초기 투자금액이 부담되면 비용 대비 수익성을 따져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협동로봇 도입을 통해 점포의 효율적인 운영·조리에 대한 안전성 확보하고 균일한 맛의 먹거리 제공 등을 실현할 것”이라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동화 시대 속에서 이번 협동로봇은 다양한 스마트 오토 시스템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경영주와 근무자의 사용 만족도와 로봇 도입의 생산성·경제성을 분석해 추가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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