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에 푹 빠진 신세계, 비건 ‘대중화’ 힘쓴다..계열사별 비건 브랜드 운영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1.20 15:23 의견 0
이마트 즉석조리 매장 키친델리 오늘채식 상품 [자료=이마트]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신세계그룹이 비건 사업에 힘을 싣는다. 계열사별 비건 브랜드 및 상품을 취급하면서 비건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소비행위에 가치를 더하는 친환경·가치소비 문화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비건 문화 대중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만두·간편식 등 냉동 채식 상품 매출이 직전연도 대비 36.6% 늘었다. 동물복지 상품 매출 또한 상승세다. 같은 기간 동물복지 계란 매출은 48.6%, 동물복지 계육 매출은 14.9%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 같은 유통 트렌드에 따라 신념·가치를 소비행위로 드러내는 친환경·가치소비 문화에 주목해 관련 상품 군을 확대하고 있다. 채식에 대한 인식과 진입장벽을 허물고 대중화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마트는 이날 샐러드 전문 기업 스윗밸런스와 협업해 채식 간편식 브랜드 ‘오늘채식’을 런칭했다. 채식의 강도에 따라 플렉시테리언·폴로 베지테리언·비건 3단계로 나눠 상품을 기획했다. 선택권을 넓히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다이어트·건강 수요를 포함한 채식 상품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수도권 20개점에서 대체육을 취급하고 있다. 상품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선보인 100%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다. 주목할 점은 대체육을 정육코너에서 배치·판매한다는 점이다. 대체육을 육류와 같은 공간에서 취급해 육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식품제조 및 유통을 담당하는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배러미트는 지난 2016년부터 5년의 연구개발 끝에 론칭한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배러미트는 비건 소비자뿐 아니라 육류 소비자도 고기처럼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해 대중의 입맛을 겨냥하고 있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자료=신세계푸드]

배러미트의 첫 제품은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이다. 콜드컷은 샌드위치·샐러드 등 많이 쓰여 부담이 적고 친근한 재료로 대중화에 적합하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간편식으로 개발해 처음 선보였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통조림이나 햄·소시지 등 품목을 다양화해 글로벌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체육 섭취로 동물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잔인하게 도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가치소비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비자들이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의미 있는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패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건 패션·뷰티 브랜드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권을 확보한 이탈리아 비건 패딩 세이브더덕은 신세계백화점과 스타필드 일부 지점에서 시즌마다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지난 2019년 비건 지향 뷰티 브랜드 아워글래스도 수입·판매해 당시 면세 시장에서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국내 비건 인구의 절대적인 비중은 높지 않다. 다만 증가폭은 가파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실천 인구는 지난 2008년 15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비건 지향 라이프도 주목받고 있다. 하루 한 끼의 유연한 채식을 실천하는 식이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어설픈 비건이 더 가치 있다’는 관점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건 트렌드에 대해 “코로나 이후 가속된 친환경 소비, 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따른 동물복지 소비 등이 비건 문화를 대중화시키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주축”이라며 “최근 유통·식품업계에서 비건 제품이 많이 나와 선택지도 다양하고 형태도 자유로워졌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채식 상품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