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경영진 스톡옵션 리스크..카카오뱅크, 금융주 3위 추락
6거래일 연속 신저가 경신 중
KB금융에 이어 신한금융에도 시총 역전
윤호영 대표 스톡옵션 행사 뒤늦게 알려져
수억원 연봉에 스톡옵션 행사까지..투자자 원성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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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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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관계사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논란에 침묵했던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알고보니 같은 시기 스톡옵션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탓에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550원에 거래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3일부터 6거래일 연속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한때 40조원을 돌파했지만 현재는 19조267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1일 KB금융에 ‘금융 대장주’ 자리를 내준 뒤 전날에는 신한금융에도 밀렸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시총은 KB금융 25조1564억원, 신한금융 20조1474억원, 카카오뱅크 19조2677억원 순이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주가 하락세는 카카오 계열사 경영진의 스톡옵션 리스크 영향이 크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카카오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된 이후 임원들과 함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가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상장 전 임직원들에게 52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직접적으로 스톡옵션 리스크가 발생했던 것은 아니다.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 등 일부 임원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 절반가량을 매각했지만 카카오뱅크 주가의 기세가 올랐던 시기라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윤호영 대표가 4분기 스톡옵션을 행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시점에 스톡옵션이 행사된 것이라 투자자들의 원성이 크다.
윤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가 뒤늦게 알려진 것은 공시 의무가 없는 차액보상형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신주를 발행 후 매도 차액을 얻는 신주교부형과 달리 차액보상형은 신주 발행 없이 회사가 차액을 보상하는 형태라 공시 의무가 없다.
윤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25일 부여받은 52만주 스톡옵션 중 일부를 4분기 중 차액보상형으로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수 1300만명 달성하고 법인세 차감 전 이익 1300억원 달성 시 행사가 가능한 성과급 성격의 스톡옵션 행사”였다며 “그동안 카카오뱅크를 잘 이끌어왔다는 측면에서 지급이 된 것이고 실제로 일반 임직원들도 4분기에 성과 보상 프로그램에 따라서 연봉 인상과 성과급을 지급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으로 신주를 대량 매도해 차액을 거둔 카카오페이와는 달리 윤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는 성과급 성격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기본급에 상여금까지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윤호영 대표가 추가로 스톡옵션까지 행사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5억8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기본급 1억9400만원에 상여금만 3억9400만원으로 아직 하반기 급여와 스톡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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