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주세 인상에 맥주 값 ‘고민’..편의점 ‘4캔 만원’ 시대 ‘안개 속’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1.12 16:49 | 최종 수정 2022.01.13 13:49 의견 0
편의점 맥주 프로모션이 대부분 4캔 1만1000원으로 조정됐다. [자료=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편의점 맥주 ‘4캔 만원’ 시대가 저물고 있다. 수입맥주 대부분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올 초까지 가격이 올라 4캔 1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산맥주 가격도 인상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업체 제주맥주는 내달 1일부터 제주위트에일·제주펠롱에일·제주거멍에일 등 자사 제품 6종 공급가를 10% 인상한다.

앞서 하이네켄코리아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하이네켄·에델바이스 등 교차 구매 프로모션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올 초 오비맥주는 수입해 판매하는 버드와이저·스텔라·호가든 등을, 하이트진로도 블랑1664 등을 4캔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칭따오도 내달부터 편의점 프로모션 가격을 4캔 1만1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올해는 맥주와 탁주 등에 적용되는 주세도 오른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개정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년간 반출·수입 신고 맥주의 주세는 리터당 20.8원 오른 855.2원, 탁주는 리터당 1원 오른 42.9원이 적용된다.

주세가 오른 이유는 맥주와 탁주가 ‘물가 연동형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주세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 2.5%를 반영해 맥주는 2.49%, 탁주는 2.38% 인상하기로 결정됐다. 지난 2019년 세법개정에 따라 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된 후 지난해에는 직전년도 물가상승률 0.5%가 반영됐다. 올해 주세는 지난해보다 약 5배 오른 셈이다.

국산 맥주는 대부분 4캔 만원 프로모션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김제영 기자]

이에 따라 올해 국산맥주 가격이 또 인상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주류업계는 주세가 인상되자 일부 맥주 출고가를 올렸다. 지난해 맥주 주세는 0.5%인 4.1원 오른 830.3원이다. 국내 주류 3사 중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5월 500ml 병·캔을 제외한 일부 맥주 제품 출고가를 1.36% 올린 바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주류업계 3사는 모두 “확정된 바 없이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가격 조정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인상된 주세가 반영되는 4월 전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맥주뿐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더 이상 편의점에서도 4캔 만원으로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 등 인상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4캔 만원 프로모션 실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로 수입맥주와 국산 수제맥주 가격이 모두 4캔 1만1000원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도·소매가 인상에 따라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맥주 가격 인상폭은 더욱 클 전망이다. 현재 4000원~5000원에 판매되는 음식점 맥주 가격이 5000원~60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세 인상에 따른 출고가 인상폭에 대해 “작년의 경우 주세 인상률보다 출고가 인상률이 더 높았다”면서도 “올해는 소비자물가상승률 폭이 전보다 높아 인상률이 비슷한 수준일지 더 높거나 낮아질지 향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종량세로 바뀌면서 2020년부터 종류별 용기별 맥주 가격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조정 기간을 거쳤다. 주세를 반영하는 가격 정책을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추측이 어렵다”면서도 “작년의 경우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에서 일부 감내하며 조정했다. 올해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세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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