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요즘 무서운 게 많다"..손해보험 조상 '일반보험' 다시금 볕드나

내년 일반 손해보험 규모 12조4000억..7.5% 성장
기상이변·사이버해킹 등 대비책.."재보험이 손해율 방어"

이정화 기자 승인 2021.10.18 11:18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내년 보험산업이 손해보험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일반보험'의 강세 조짐이 보인다. 경기흐름에 민감했던 일반보험이 신규 보장영역을 확대하면서 산업구조 변화로 각종 리스크 우려가 커진 기업의 입맛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보업계의 일반보험 수입보험료는 6조2146억원으로 1년 전(5조6810억원) 보다 9.4%(5336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보험(5.3%)과 자동차보험(5.0%) 등 다른 보험보다 2배 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일반보험 매출 역시 4826억원으로 391억원 뛰었다. 특히 일반보험 강자로 불리는 농협손보(1104억원)는 1년 새 18% 늘면서 업계에서 유일하게 1000억원이 넘는 일반보험 매출을 달성했다.

일반보험의 성장 그림은 내년에도 유효하다.

화재·해상·보증·특종보험 등 기업형 상품이 담긴 일반보험은 경기에 민감한 특성상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2000년대 초부터 손보업계서 비주류 부문으로 비중이 줄어왔지만 최근 기업이 당면한 리스크 규모가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평이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손보시장에서 일반보험이 전년 대비 7.5% 성장할 것으로 봤다. 시장 규모도 지난해 10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반보험의 존재감이 '다양한 보장영역'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인공위성보험 ▲배상책임보험 ▲휴대폰 보증보험 등 새 보장영역이 떠오르고 있는데다 향후 킥보드나 드론 등 뉴모빌리티 산업 구조에 따른 기업 보장 또한 주목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자연재해나 전염병, 사이버위험 등 집단위험 증가도 일반보험의 장기적인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일부에선 기업의 리스크를 다뤄야 하는 일반보험 특성상 손해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재보험'을 통한 리스크 분산이 손해율을 든든히 방어할 것이란 긍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잇단 대형 사고에도 일반보험의 손해율은 개선세를 보였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 3월 충남해태제과 공장화재와 6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것이란 추측이 많았지만 대형 손보사들은 끄떡없었다.

일반보험은 통상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적자로 보는데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상반기 72.5%로 전년 대비 8.7%포인트 개선된 손해율을 기록헀다. 현대해상도 10.7%포인트 나아진 57.5%를 거뒀다.

이들 보험사는 적극적인 재보험 출재로 손실을 낮추면서 손해율 방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또 일반보험은 1년 갱신 특성으로 보험사고가 있던 계약의 경우 보험료가 자연스레 오르기 때문에 손해율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보험은 늘 화재 등 큰 이슈에 따라 피해액이 크다 보니 손해율 우려가 많지만 재보험을 들고 있어 어느정도 손해액을 감수할 수 있다"며 "이상 기후나 사이버 리스크로 빚어지는 사고가 늘면서 기업의 기본적인 가입 수요와 더불어 추가 보장 니즈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일반보험은 전체 손보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애초에 부차적인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자동차와 건강 관련 관심이 늘면서 점유율이 이전보다는 떨어졌지만 손보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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