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로는 살아남기 어려워"..보험업계, 자회사 채널 '더 탄탄하게'

헬스케어 자회사·자사형 GA 설립 및 강화
채널분산 전략.."빅테크 진입 및 포화 시장 맞설 무기"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30 11:48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보험사들이 포화된 시장 속 빅테크의 진입과 수익성 악화가 예고된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회사를 강하게 키우고 있다. 자사형 GA(법인대리점)부터 헬스케어·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자회사를 세우고 투자하는데 아낌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 연내 헬스케어 플랫폼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전문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우선 신한라이프는 올 초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의 홈트레이닝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을 자회사로 독립해 키운다는 방침이다. 하우핏은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주는 서비스다.

신한라이프는 오는 11월께 자회사 설립을 마치고 2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할 계획이다.

KB손보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의 신속한 출발을 위해 인력을 미리 확보하고 자회사가 들어설 입주 공간도 마련해놓았다.

하지만 보험사의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 사례가 아직까지 없다보니 당국 검토가 길어지면서 설립 심사가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KB손보는 올해 8월 출범을 예고했지만 4분기 내로 방향을 고쳐잡은 상태다.

이밖에도 보험사들은 판매채널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형 법인대리점'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은 신개념 인슈어테크 플랫폼 출범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29일에는 기존 자사형 GA '하나금융파트너'의 사명을 '하나금융파인드'로 바꾸고 새도약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하나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텔레마케팅과 대면 채널에 적합한 장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소비자의 유용한 소통창구 역할까지 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금융파인드는 내년 상반기 중 소비자와 보험전문가가 연결돼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메타버스(가상과 현실 혼합)와 보이스채팅 등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도 올 4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자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데 더해 기존 자사형 GA '한화라이프랩'이 추진한 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최근 마무리하며 자본확충에 힘을 보탰다.

한화라이프랩은 한화생명을 포함해 생명보험 11개사 및 손해보험 9개사와 제휴를 맺고 보험영업을 펼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설계사 5000명을 확보해 GA업계 상위 10위권으로 들어서겠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각종 영업 채널을 분산시켜 한가지 역량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본사에서만 전사적인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의사 결정이 느려질 가능성도 있는데다 이미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마저 보험 시장에 진출한 만큼 효율적인 영업 전략 모색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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