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할부시장 장악 본격화"..캐피털사 '성장 주춤' VS 카드사 '이 때다'

상반기 말 카드사 車할부금융 자산↑..주요 캐피털사 '감소'
"캐피털사 점유율 70%..카드사 금리인하 마케팅 한계 예상"

이정화 기자 승인 2021.10.01 11:48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하면서 업계 '공룡'이었던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올 6월말 기준 9조5239억원으로 상반기에만 8601억원(15%) 늘었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등을 앞두고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내 자동차 할부 자산이 10조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서 자동차 할부금융 쌍두마차를 달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자산도 각각 3조7439억원, 3조5025억원으로 1년 새 12.7% 10.7% 증가했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1097억원으로 무려 75.8% 껑충 뛰었고 우리카드도 1조3120억원으로 43.5% 늘었다. 올 초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하나카드는 1392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영업력 강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우선 신한카드는 최근 자동차금융 종합 플랫폼 '신한 마이카'를 전면 개편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부터 자동차 할부금융 전문 영업점을 꾸준히 늘렸다. 이르면 연말 우리금융캐피탈과 함께 통합 자동차금융 플랫폼 '우리WON카'를 출범할 예정이다.

반면 자동차 할부금융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캐피털사의 영향력은 살짝 뒷걸음질하는 모양새다.

시장점유율 1위 현대캐피탈은의 올해 상반기 말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4조3945억원으로 1년 만에 2831억원(1.9%) 감소했다. 2위 KB캐피탈은 총 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이 70.5%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8.4% 줄었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속 카드사의 약진이 두드러질수록 캐피털사가 점유율 측면에서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 등 캐피털사의 점유율은 5년 전 90%에 달했지만 지난 6월말 기준 70%대로 낮아졌다. 카드사가 캐피털사와 점유율 차이를 9대1에서 7대3 수준으로 빠르게 좁힌 것이다.

또 카드사들이 올해 2분기부터 2%대 할부 금리 상품을 줄줄이 출시하면서 캐피털사를 압박하고 있어 점유율 경쟁은 나날이 심화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영업을 늘리는 영향으로 자산이 줄었지만 타격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며 "최근 할부 상품 금리를 0.7%포인트 내렸지만 카드사의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추가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캐피털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시장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지만 점유율 점령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금리를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언제까지고 금리를 내린 채로 영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업황 악화 속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수단"이라며 "본래 캐피털사의 주력 사업이었지만 조금씩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고 올해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이 예고된 만큼 할부자산 확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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