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핀테크 옥죄는 금융당국..시중은행, 플랫폼 경쟁서 반격 채비

‘기울어진 금융 운동장’ 전수조사..규제 차익 해소 기대
금융위 “동일 기능 동일 규제”..기존 금융사 반사이익
“규제 차익에 신사업 진출 늦어..규제 평준화 기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9.14 11:06 | 최종 수정 2021.09.14 11:07 의견 0
4대 시중은행 본점 전경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당국이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규제 고삐를 조이면서 그간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졌던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협회를 통해 금융플랫폼과 각 금융업권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 실태에 관한 의견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금융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규제 차별 사례가 더 없는지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플랫폼 규제와 맞물려 각 업권별 의견 취합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16일 진행될 금융위원장과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논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빅테크 업체가 금융관련 업무를 영위할 때에는 금융회사와 동일한 규제체계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 위원장은 이후에도 수차례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동일기능 동일규제는 그간 금융사들이 빅테크·핀테크와의 규제차익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에 요구해온 원칙 중 하나다.

지난 10일 진행된 고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간 간담회에서도 규제차익 개선이 재차 언급됐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 자리에서 “금융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변화된 환경에 맞춰 금융회사의 창의와 혁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고 위원장은 “금융권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현장감 있는 금융정책을 추진해 금융권의 자율과 창의·혁신을 적극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입 등을 계기로 기존 금융권에서 제기됐던 규제체계 정비가 본격적으로 수용되면서 반격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업은 대표적은 규제산업인데 새롭게 들어오는 플랫폼 회사에는 편의성을 너무 많이 봐준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이번 금융플랫폼 규제를 계기로 규제 평준화가 어느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규제에 묶여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졌던 시중은행들도 플랫폼 사업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내달 통합 앱 ‘뉴 스타뱅킹’을 출시한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신사업 개발과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CU편의점과 협업해 미래형 혁신 점포를 구축한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에 택배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플랫폼 규제로 바뀌는 거나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비대면 금융 확대 흐름에 따라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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