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해외 주류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소주 세계화’에 박차
김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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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15:07 | 최종 수정 2021.08.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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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하이트진로가 해외 주류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소주 세계화에 박차를 이어간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실적이 나지 않는 막걸리 제조사를 정리하고 잘 나가는 소주를 중심으로 ‘소주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과일 리큐르 등 소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 막걸리 제조 계열사 ‘진로양조’를 매각했다. 진로양조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1년 약 70억원에 인수한 막걸리 제조사다. 진로양조는 국내에서 생산한 진로막걸리를 일본 등 해외로 수출해왔다. 지난 2011년 막걸리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국내 막걸리 시장 진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매각가 약 20억원 규모로 아이브이아이 컨소시엄에 진로양조를 100% 매각했다. 초기 진출 당시 진로막걸리는 일본 막걸리시장에서 1년 만에 판매실적을 649만달러에서 1253만달러로 2배가량 올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수익이 저조하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막걸리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맥주·소주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진로양조를 매각하고 위탁제조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최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참이슬 등 소주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소주의 세계화에도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올해 소주부문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영국 주류전문매체 드링크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참이슬 등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은 지난해 판매량 23억8250만병을 달성하며 2019년보다 약 10% 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한 이후 해외 소주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현지 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보였다. 하이트진로가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해외 현지인의 음용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16년 37%에서 지난해 7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소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홍콩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6년 지난해까지 4년간 소주 음용 비율이 약 60% 이상 늘었다. 상위 10위권 내에서 6개 국가가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였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에서 소주의 인기 요인을 ▲현지 유통망 개척 ▲과일리큐르 품목 확대 ▲현지 맞춤 홍보·마케팅 활동 강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주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도 과일 리큐르의 가정 시장 공략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과일 리큐르는 코로나 이후 가정용 주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리큐르는 소주 등 술에 향신료 및 감미료를 더해 맛을 낸 술을 말한다. 과일 리큐르의 성장은 국내외 MZ세대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총 과일 리큐르 4종을 해외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 아이셔에이슬 한정 출시에 이어 이달 메로나에이슬을 선보이며 국내외 과일 리큐르 시장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24년까지 공략한 국가 기준 현지인 음용 비율을 약 90%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현지화 노력을 통해 미국·유럽 등 서구 국가들에서도 한국 소주가 대중적인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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