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중개형 ISA 가입연령 분석해보니..40대 ‘우세’·60대 이상 ‘약세’
중개형 ISA 40대 가입계좌 수 22만2697개로 가장 많아
60대 이상은 6만8562개로 20대 미만 제외 가장 적어
신탁형·일임형 ISA에서 60대가 강세인 것과 반대 양상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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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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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초부터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주식에 투자해 얻은 수익은 비과세 혜택을 준다고 밝히면서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에 인기가 더욱 몰리고 있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출시한 중개형 ISA 가입연령을 분석해보니 40대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60대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개형 ISA 총 가입자 수는 95만400명으로 신탁형·일임형 ISA 가입자 수 99만5268명에 가까이 다가갔다. 이는 올해 2월 중개형 ISA가 출범된 지 약 4개월만이다. 2월 말만 하더라도 총 가입자 수가 17만6329명에 불과했던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4개월 동안 약 5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투자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2월 말 중개형 ISA 투자금액은 8584억원, 신탁형·일임형 ISA는 6조6780억원이었다. 하지만 6월 말 중개형 ISA 투자금액은 1조819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신탁형·일임형 ISA는 6조5968억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라면 7월 중개형 ISA 가입자 수가 신탁형·일임형 ISA 가입자 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중개형 ISA의 인기가 점점 커지면서 나타나는 한 가지 특징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입계좌 수와 금액을 기준으로 신탁형·일임형 ISA와는 달리 40대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고 20대 미만을 제외하면 60대 이상이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개형 ISA의 연령대별 가입계좌 수를 살펴보면 40대가 22만2697개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이 6만8562개로 20대 미만(1만4546건)에 이어 두 번째로 적게 나타났다. 20대와 30대도 각각 19만87000명, 20만6309명으로 40대 뒤를 이었다.
가입 금액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40대가 3487억원으로 가입금액이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이 1961억원으로 20대와 20대 미만을 합친 20대 이하(1348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30대는 2206억원, 50대는 33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신탁형·일임형 ISA에서는 60대 이상 투자자의 가입금액이 가장 많은 것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신탁형·일임형 ISA에서 60대 이상의 가입금액은 각각 1조9280억원, 3610억원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40대는 1조1116억원, 2062억원을 기록해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40대와 60대 이상의 소득구성에 차이가 있다는 점 ▲중개형 ISA가 아직 출시 된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이러한 특징을 나타내는 이유라고 분석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60대 이상이라면 직장에서 퇴직을 한 상태로 자산소득이 정점일 때이고 4~50대라면 직장에서 얻는 근로소득이 정점일 때”라며 “그렇기 때문에 60대 이상일수록 위험자산은 줄이고 연금자산은 늘리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0대와 50대는 이와 달리 아직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에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에 몰리는 것”이라며 “60대 이상은 짧은 TDF(Target Date Fund)나 연금펀드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아직 중개형 ISA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표본이 적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일하게 주식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ISA에서 이런 특징이 나왔다면 눈 여겨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개형 ISA와 신탁형·일임형 ISA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느냐 여부다. 중개형 ISA가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인 반면 신탁형은 예금, ETF(상장지수펀드), 성장형 수익증권 등에 가입자가 직접 투자를 할 수 있고 일임형은 증권사에 투자를 위임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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