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4년..하반기 더 큰 ‘메기효과’ 온다

카카오뱅크, 시총 18.5조원 내달 상장
세 번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9월 등판
케이뱅크, 1.2조 자본확충 성공..제2도약
“하반기 변곡점..은행업 전반 경쟁 심화”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7.23 11:23 의견 0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출범 4년째를 맞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시장에 또 한 번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하반기 카카오뱅크 상장과 토스뱅크 출범,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으로 은행업 전반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 금액은 2조5525억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8조6289억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KB금융지주(21조5389억원)과 신한지주(19조8633억원)에 이어 금융주 3위에 해당한다. 하나금융지주(13조1806)와 우리금융지주(8조4144억원)에는 한참 앞선다.

만약 상장 당일 이른바 ‘따상(공모가 대비 2배 형성 후 상한가 도달)’을 기록하면 시총은 48조1751억원으로 단숨에 금융 대장주에 오른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오는 9월 공식 출범한다. 토스뱅크는 9월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하기 위해 실제 거래 테스트와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망 연계 등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정식 출범을 앞두고 은행 운영에 무게감과 신뢰를 더하기 위해서다.

토스뱅크 최대주주인 토스는 2015년 설립 이후 지난해 까지 적자를 이어왔지만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7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토스뱅크는 1800만 사용자를 거느린 토스와 핀테크 특유의 편의성을 앞세워 사업초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주주 교체로 숨통이 트인 케이뱅크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케이뱅크는 최근 몇 년간 자본확충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 5월 말 결의한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돼 자본금이 2조15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케이뱅크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요건인 자기자본 2조원을 달성하자 즉각 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하반기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직원 사기 진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산업 혁신과 경쟁 촉진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했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전날 진행된 세미나에서 “간편로그인, 간편 이체 등 핀테크 전유물이었던 서비스들이 이제는 웬만한 금융사에서 채택할 만큼 범용화 됐다”며 “비대면 대출과 비대면 예금상품이 확산되고 가입절차가 간소화된 것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공이 컸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의 디지털화와 조직 효율성을 촉진했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이 디지털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점포수 감소세가 지속되고 한국씨티은행처럼 소매금융 철수를 추진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 출범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통해 사업 성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는 인터넷은행 출범을 통해 새로운 성장모델 확보와 조직 혁신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진출이 현실화되면 업계 경쟁률은 더욱 심화된다. 금융지주는 상품개발과 자금조달, 고객 충성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인터넷은행 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단기간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인터넷은행들은 하반기 여신규모 확보를 위해 기존 핵심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대출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공모 자금을 자체 중저신용 대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등 신규 상품 라인업에 투자한다. 케이뱅크는 주력상품인 아파트 담보대출의 1%대 최저금리 혜택을 전 고객으로 확대했다. 토스뱅크는 자체 구축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 34.9%, 내년 말 42%, 2023년 말 44%까지 높일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업계는 토스뱅크 출범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며 “대폭적인 성장기조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를 보유해왔던 인터넷전문은행에게 향후 몇 년은 리스크관리 능력을 검증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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