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오는 9월 공식 출범을 예고했다. 2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으로 포용과 혁신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9일 개최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했다. 최종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는 전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추진 방향을 밝혔다.
홍 대표는 “기존 은행은 고객포용과 경험혁신 측면에서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며 “토스뱅크는 현재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공급자적인 관점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풀어내본 토스의 DNA를 활용해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 토스 사용자 기반 ‘원앱’ 전략
토스뱅크는 2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으로 ‘원앱(One-app)’ 방식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의 토스 이용자들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뱅크 서비스에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홍 대표는 “토스 앱에는 매월 1100만명이 금융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월 한 번 이상 접속을 한다. 뱅크서비스를 이용할 잠재고객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의미”라며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극단적으로 높은 접근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토스 앱 가입자 중 60%가 상대적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한 MZ세대(20~30대)인 점이 토스뱅크의 방향성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MZ세대 등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고신용·고소득 직장인이 우대받는 시중 은행권에서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신용도 개선의 기회마저 제한된 경우가 많았다. 토스뱅크는 고신용자는 물론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포용할 계획이다.
■ 자체 신용평가 모형 기반 중금리대출 확대
우선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 34.9%, 내년 말 42%, 2023년 말 44%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비교해서도 높은 목표치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10.2%, 21.4%에 불과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 데이터에 토스의 금융·비금융 고객 데이터를 추가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홍 대표는 “이제까지 신용평가는 신용 대출·신용카드를 사용했던 데이터만 가지고 판단했는데 이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다”며 “신용 데이터 이력이 없는 사람들도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비금융데이터를 수집했고 기존 신용시장의 편견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판단과 해석을 넣어서 신용평가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축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보니 기존 신용평가 대비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중 30%가 등급이 상향됐다는 게 토스뱅크 측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영업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강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 하는 한편, 예상되는 여러 위험 요인도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낮춰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토스의 혁신 DNA..기존 인뱅과 차별화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시장을 선점 중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토스뱅크는 앞선 두 은행과 차별화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 서비스가 전국민이 사용하는 것인 만큼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사용자에게도 더 좋은 한도와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기존 인뱅들은 출범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을 기대만큼 늘리지는 못했다”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얼마나 대출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의사판단을 할 수 있는 금융 데이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중저용자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모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토스뱅크는 2000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슈퍼앱으로서 6년 넘게 영업을 해온 토스의 역량 자체에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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