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이달 출시 늦어지나..반도체 공급 부족에 출고 지연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7.22 08:47 의견 0
기아 EV6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인 EV6의 이달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아직 EV6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기아는 EV6를 이달 출시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출시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V6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 모델 중 친환경차의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 '플랜S'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사전예약 첫날 2만1016대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웃도는 3만여 대가 예약된 상태다. 해외의 경우 유럽에서는 7300여 대, 미국에서는 1500대의 한정 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예약됐다.

반도체 보릿고개로 불렸던 지난 5월 기아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2공장을 이틀간 휴업했다. 해외에서는 27∼28일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반도체 수급난은 지난달부터 완화되는 추세지만 정상화 단계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모델들의 출고 적체까지 엎친 데 덮쳐 신차 출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신형 쏘렌토’는 현재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24주로 지난달보다 4주 이상 늘었다. ‘셀토스’는 지난달보다 8주 늘어난 18주를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출시한 ‘K8’의 대기 기간도 지난달 4∼16주에서 이달 20∼24주로 늘었다. ‘카니발’은 출고까지 8∼16주를 기다려야 한다.

특히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2배 이상 많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도 반도체 부족에 구동모터 납품 차질까지 겹치면서 제때 양산을 하지 못해 출고가 지연됐다. 여전히 올해 사전계약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EV6 출시 일정을 섣불리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도 문제다. 서울시 등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이 이미 소진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하반기 추가 보조금 확보에 나섰지만 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의 공세가 예견된 만큼 출시 시기가 늦어질수록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출고 연락을 기다리는 EV6 사전예약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가 7월 출시를 약속한 만큼 일단 적은 물량이라도 이달 중 출고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데다 8월 초 여름휴가로 국내 공장이 모두 가동을 멈출 것으로 예상돼 출고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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