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카드의 미래고객 선점 '마중물'..청소년 신용카드에 대한 '기대와 걱정'

10대 대상 후불교통카드 확대·신용카드 출시 허용
'시장 선두' 신한카드, 중고생 전용카드 선봬
과소비·학폭 등 악용 우려도.."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7.20 13:53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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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이제 중학생도 신용카드 만들 수 있어요."

카드업계에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좋은 마중물이 마련됐다. 하지만 만 12세 이상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청소년들이 올바른 소비 습관을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과소비나 또래 간 위화감 조성 등에서 자유로울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최근 청소년 신용카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만 12세 이상 중·고등학생 자녀도 부모의 신청에 따라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두 회사에 특례를 부여했다.

'가족카드' 형태로 발급되는 이 상품은 부모의 신용카드를 자녀에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불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서비스다. 가족카드란 회원 본인의 신용을 기준으로 배우자·부모·자녀 등이 발급받아 이용하는 카드다.

금융 경험이 부족한 미성년자 대상 신용카드인 만큼 제한 요소도 다양하다. 우선 부모가 자녀의 카드 이용 업종과 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

업종은 ▲교통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 등으로 제한된다. 사용한도는 월 10만원, 건당 5만원을 기본으로 하지만 부모가 신청하면 최대 50만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한 신한카드는 지난 15일 '신한카드 My TeenS(신한 마이틴즈카드)'를 출시해 서비스 선두를 차지했다.

금융당국이 지정한 기본 방식에 더해 대중교통 이용 시 자동으로 청소년 할인을 적용하고 GS25 편의점 이용 시 포인트 적립과 GS POP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중·고등학생이 GS25 편의점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프티콘도 제공한다.

삼성카드도 곧 비슷한 성격의 청소년 신용카드를 내보일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청소년 가족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고 자세한 상품 내용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을 상대로 한 카드 발급 장벽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해 4월 후불교통 체크카드 발급대상을 만 18세 이상에서 만 12~17세로 낮춘 데 이어 올해 6월 중·고등학생 전용 가족 신용카드 출시를 허용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일부에선 미성년자가 신용카드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 범죄에 노출되거나 학교 폭력 가해자로부터 위협을 받는 등 각종 남용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단 설명이다.

청소년 가족을 둔 소비자 일부는 "카톡(카카오톡 메신저) 나왔을 때처럼 학폭(학교폭력) 수단으로 이용되지만 않았으면", "그냥 체카(체크카드) 들고 다니면 되지 않아? 잔액부족이나 한도초과나 그게 그거 같애", "서점에서 카드로 책 사주고 중고로 팔면?", "대신 긁고 현금 받아가는 애들 있겠는데", "업종 제한 있으면 괜찮겠지", "대리결제 같은거 시키면 어떡해", "악용할 애들은 이거(청소년 신용카드) 아니더라도 악용함" 등 다양한 반응을 표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할 수 있는 건 부모의 신용한도 내 발급하거나 업종에 제한을 두는 것이고 악용 위험은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카드사마다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용카드라고 해서 안 좋게만 볼 게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고 건전한 금융소비를 어렸을 때부터 미리 접해보는 취지로 개발된 서비스"라며 "생각지 못한 우려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런 부분들은 청소년 카드보단 현금 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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