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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서비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증권사들이 앞다퉈 AI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 챗봇(상담기능) 등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그 범위가 이제는 애널리스트들이 내는 ‘리서치’ 분야까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AI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오는 9월 미래에셋증권도 해당 서비스 출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AI 보고서가 증권업계 전반으로 퍼질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리서치 서비스인 ‘에어'(AIR, Air Research)를 출시했다. 에어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10만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는 방식으로 개발됐으며 AI가 애널리스트를 대신해 추천종목을 선정한다.

주 콘텐츠는 경제뉴스 제공과 15~20개에 달하는 기업분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업계는 에어가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신경을 못 썼던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기업분석을 하고 있어 리서치 부문의 사각지대를 어느 정도 줄였다고 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3개월 뒤인 그해 10월부터는 분석범위를 미국기업으로까지 확대했다. 분석 대상은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 서비스인 ‘미니스탁’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과 S&P500(스탠다드 앤 푸어스)종목 등이다.

업계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이어지자 미래에셋증권도 오는 9월 AI 리서치 서비스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AI 보고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미국기업을 포함한 해외기업을 분석한다는 점이다. 국내기업과 미국기업만을 주로 분석하는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넓은 범위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보고서 깊이나 투자의견·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 점 등은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하루에 보고서 한 건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보고서 양은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 형식은 현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고 있는 ‘Global Tech 보고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따로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현행 규정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AI 보고서 특성상 종목 매매를 권유하기 보다는 단순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보고서가 기존 애널리스트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오히려 AI가 기초 정보를 분석해줘서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들도 많다”며 “두 리딩그룹을 따라 나머지 증권사들도 AI 보고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고 AI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AI 보고서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