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률 저조하네”..국민은행, AI스피커 음성인식 금융서비스 마침표

SKT와 협업 'NUGU 음성인식 금융서비스' 내달 종료
AI·IoT 활용 혁신 서비스로 주목 받았지만 소비자 외면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6.17 13:17 | 최종 수정 2021.06.17 14:45 의견 0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자료=KB국민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던 KB국민은행의 AI스피커 음성인식 금융서비스가 이용률 저조를 이유로 서비스가 종료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SK텔레콤과 제휴한 ‘NUGU 음성인식 금융서비스’가 다음달 20일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용률이 저조해 SKT 측의 서비스 종료 요청이 있었다는 게 국민은행이 밝힌 종료사유다.

지난 2017년 8월 도입된 NUGU 음식인식 금융서비스는 SKT의 AI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NUGU)’를 통해 환율조회, 금융상품 추천 등 간단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당시 통신업체와 시중은행이 협업해 AI와 IoT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킨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SKT와 협력해 NUGU 음식인식 금융서비스를 선보였고 우리은행은 KT의 AI스피커 기가지니를 활용한 ‘우리홈IoT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도입 당시만 해도 은행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지만 정작 서비스 출시 후에는 소비자의 외면으로 서비스 존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계약기간이 종료돼 SKT 측과 계약 유지를 놓고 논의한 결과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은 상황에서 이용률이 저조하고 효용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NUGU 음성인식 서비스를 지속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유지와 관련해서 따로 논의된 바 없다”며 “지속적으로 NUGU를 통해 금융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디지털과 관련해 시범적인 서비스가 기대보다 편의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져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금융환경도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가 효과가 있을지 100% 예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유사한 제휴 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AI 스피커 뱅킹 서비스 도입 당시와 금융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며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되고 은행들도 디지털 금융에 목을 메다보니 서비스 수준이 올라가서 AI 스피커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챗봇 ‘리브똑똑’을 통해 채팅과 음성인식을 통한 금융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음성인식이 가능한 무인기기 AI 은행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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