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극·뮤지컬] 스테디셀러도 개막 걱정..코로나 실질적 지원 호소

이슬기 기자 승인 2021.01.03 11:41 | 최종 수정 2021.01.03 12:00 의견 0
25주년 기념 뮤지컬 '명성황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월 6일에서 19일로 개막일을 늦췄다. [자료=에이콤]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2021년이 밝았다. 매해 신년이면 새로운 연극과 뮤지컬을 만날 기대로 공연계가 들썩였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의 파장은 새로운 태양이 떠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때문일까. 매 해 연말연시 쏟아지던 라인업 소식이 소수 제작사·극장 위주로 발표됐다. 반가운 라인업 소식이 전해져도 마냥 웃을 수 없다. 발표된 공연들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올라갈 지는 미지수다.

■ 2021년 라인업..유명 인기작들 귀환 돋보여

시선을 끄는 건 유명 인기작들의 귀환이다.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기에 검증된 작품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 계획이 돋보인다.

먼저 1월과 2월에 개막을 앞두고 있는 무대로는 ▲명성황후 ▲위키드 ▲캣츠 ▲맨 오브 라만차 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막일을 미룬 공연도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또 한 번 개막일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뮤지컬 해븐의 경우 ▲쓰릴미(3월-10월) ▲스프링어웨이크닝(7월-9월)가 포함돼 시선을 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의 경우 10년 만의 재공연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EMK뮤지컬 컴퍼니의 라인업에는 초연작이 없다. ▲팬텀(3월-6월) ▲마리앙투아네트(7월-10월) ▲엑스칼리버(8월-11월) ▲레베카(11월-내년 2월) 일정을 공개했다.

알앤디웍스 라인업에는 ▲안녕여름(4월-5월) ▲마마돈크라이(5월-8월) ▲카포네트릴로지(9월-11월) ▲더데빌(12월-)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라인업과 오디션 등을 통해 알려진 작품으로는 ▲베르나르다 알바(1월-3월 정동극장) ▲모래시계(3월-5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6월 정동극장) ▲판(7월-9월 정동극장) ▲라 레볼뤼시옹(5월-8월) ▲빌리 엘리어트(8월 디큐브아트센터) ▲팬레터(11월-내년3월 두산아트센터) 등이 이름을 올렸다.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언제 공연이 취소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라인업을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거리두기 속에서도 수익을 어느 정도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작품성이나 흥행성이 검증된 무대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객석 띄어 앉기를 시행 중인 극장. [자료=연합뉴스]

■ 코로나19 거리두기, 실질적인 대책 필요..정부 지원 호소

공연계는 현재 '셧다운' 상태다. 수도권의 2.5단계 시행 이후 '두 칸 띄우기'로 인해 운영이 어려워진 많은 무대가 공연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 정부의 방침대로 '두 칸 띄우기'를 시행하고 있는 작품도 "울 며 겨자먹기"라는 입장이다.

뮤지컬 제작사 10곳으로 꾸려진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는 연말 출범 소식이 알리면서 "현재 뮤지컬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절대적인 위기를 맞았다"는 호소문을 내놓기도 했다. 호소문의 주요 내용은 ▲좌석 두칸 띄어 앉기 조치 재고 ▲민간 공연장의 대관료 협의 ▲뮤지컬계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과 정책 금융 시행이다.

협회에 따르면 대형 뮤지컬 1편 제작비는 약 30억~150억원 내외다. 대극장 공연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유료점유율은 60~70% 내외. 하지만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예매 취소율은 65.9%에 달했다. 상반기 공연 매출 피해액만 약 14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2배 이상의 피해액 발생이 점쳐진다.

협회는 "문화예술 동종업계인 영화계만 보아도 2.5단계의 경우 영화관 좌석 한 칸 띄어 앉기에 해당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에 비해 취식도 허용되지 않고 그간 감염 전파 사례도 전혀 없었던 공연장의 경우 좌석 두 칸 띄어 앉기로 시행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셧다운보다 더 힘들고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른 공식적인 좌석제 공표가 필요하다. 2.5단계에도 좌석 두 칸 띄어 앉기 조치를 재고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뮤지컬계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에는 ▲한시적 부가세 면제 혜택 등 세금 혜택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재원 활용 긴급 자금 지원 ▲정부 보증으로 저금리 융자 ▲투자활성화를 위한 뮤지컬 펀드와 같은 기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공동 호소문에는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의 10개 제작사인 PMC프러덕션, 신시컴퍼니, 클립서비스, 오디컴퍼니,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EMK뮤지컬컴퍼니, CJ ENM, 에이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쇼노트가 함께 했다.

향후 중소 뮤지컬 제작자와 지방 기획자들도 함께 뜻을 모아 브로드웨이 리그처럼 발전시켜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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