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유통업계 엇갈린 희비..카페·뷔페 ‘울상’ vs 식품기업 ‘방긋’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1.24 13:49 | 최종 수정 2020.11.24 16:47 의견 0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오늘부터 실시되면서 유통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원 제한 및 영업 제한이 생긴 카페·뷔페업계는 매출 감소 기정사실화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식품업계는 ‘집밥족’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카페·베이커리, 매장 내 취식 금지..뷔페, 고객 줄어들까 ‘노심초사’

오늘(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며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방역 조치가 대폭 강화된다. 불필요한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2단계의 핵심 권장 사항이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형은 물론 동네 소규모 매장까지 모든 카페에서는 포장과 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음식점은 저녁 시간까지는 정상 영업을 하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클럽과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은 아예 문을 닫는다.

커피전문점 뿐만 아니라 베스킨라빈스·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카페에서도 매장 내 식사가 금지된다. 다만 맥도날드·롯데리아·노브랜드버거 등 햄버거 가게는 음식점으로 분류돼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다.

이처럼 영업에 제한이 생기면서 커피전문점 업계의 4분기 실적 역시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커피전문점 업계 1위인 스타벅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로 매장 내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바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전년 동기(428억원) 대비 3.5% 줄었다.

뷔페업계 상황도 녹록치 않다. 앞서 뷔페 업계는 지난 8월 2단계 시행 당시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을 할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뷔페업계는 지난달까지 두 달간 뷔페 형식의 운영을 중단하고 도시락 조식과 코스요리 등으로 대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변경된 지침에서는 뷔페가 ‘중점관리시설’인 일반 식당·카페 등과 동일한 적용을 받으면서 운영이 가능해졌다. 영업이 가능한 대신 오후 9시 이후 식당 내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뷔페업계 입장이다. 신규 확진수가 14일째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추세는 감염 우려로 매장 방문 고객에 심리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내 신규확진자수는 지난 11일 113명→128명→162명→166명→176명→192명→202명→245명→293명→320명→361명→302명→255→320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행 거리두기 지침상 2.5단계로 상향되면 ‘2m 이상 거리두기’로 제한이 강화된다. 3단계가 되면 필수시설 외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사실상 영업을 할 수가 없다.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식품업계, 집콕족 증가에 실적 ‘청신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국내 식품업계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감염 우려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주요 기업들의 재택근무 실시로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라면, 제과업종의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이미 올해 상반기와 3분기 때 확인한 바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5%, 8.2% 성장한 4021억원, 6조3425억원이다. CJ대한통운 실적 제외 시 매출은 8.8% 늘어난 3조7484억원, 영업이익은 72.2% 늘어난 3117억원을 시현했다.

라면업계도 코로나 호황을 누린 업종으로 꼽힌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올해 3분기 연속 분기 매출 6000억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초 영화 ‘기생충’의 전 세계 돌풍에 ‘짜빠구리’가 함께 주목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여기에 코로나 광풍이 더해지면서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분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라면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이에 농심의 상반기 합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1조355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63.8% 증가한 1050억원을 시현했다.

오뚜기도 집콕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뚜기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8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늘었다. 영업이익은 63% 늘어난 5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가정간편식 덕분이다. 오뚜기의 건조식품류 매출은 10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라면 매출을 포함한 면제품류 매출도 1548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6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늘었다.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233억원이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매출은 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들도 속속 재택근무에 들어간 만큼 2차 유행 당시 상황을 재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당시 상황을 돌아봤을 때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에 제동이 걸린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집밥족 증가로 특수를 노렸던 기업들은 이번에도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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