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계 '코로나 격상' 앞두고 또 초긴장.."매출 피해 눈덩이 우려"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1.16 14:20 | 최종 수정 2020.11.16 16:46 의견 1
지난 8일 서울의 한 쇼핑몰 내 음식점 앞에 부착된 전자출입명부 의무 시행 관련 안내문.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외식·식품·영화관·호텔 등 유통업계 전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이들 업계는 1·2차 대유행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점포정리는 물론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만약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할 경우 매출 피해는 전보다 더 클 전망이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3명, 누적 확진자는 2만8769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주간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일별로 53명→81명→88명→113명→109명→124명→128명을 기록했다. 일평균으로는 99.4명으로 최근 나흘간 100명대를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 7일부터 적용한 새 거리두기 체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100명 미만이면 1단계가 유지된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1.5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 있는데 그 경계선에 거의 도달한 셈이다.

정부도 전날 수도권에 1.5단계 상향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수도권과 강원권의 경우 거리 두기 1.5단계로의 격상을 검토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지자체와 함께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1.5단계 격상 시사에 유통업계는 우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말부터 2주 간 시행된 거리두기 2.5단계로 고객 매장 방문률이 떨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재 1단계에서 1.5단계로 상향될 경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수칙에 더해 한층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1.5단계는 지역적 유행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이다. 감염 우려가 큰 중점관리시설 9종과 일반관리시설 14종 등에서는 철저한 방역 하에 영업해야 한다.

중점관리시설은 클럽 등 유흥시설 5종과 직접판매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식당·카페 등이다. 이들 시설에서는 시설면적 4㎡(약 1.2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식당·카페에서는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나 좌석 및 테이블 간 한 칸 띄우기, 테이블 칸막이 또는 가림막 설치 등의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일반관리시설은 PC방, 학원·교습소, 독서실·스터디카페, 결혼식장, 장례식장, 영화관, 공연장, 목욕업장, 이·미용업, 놀이공원·테마파크 등이다. 해당 시설에서도 이용 인원 제한, 좌석간 거리두기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거리두기 상향을 제일 우려하고 있는 곳은 외식·뷔페업계이다. 지난 8월부터 약 두달간 매장 영업을 하지 못했던 만큼 정부의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타격으로 CJ그룹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은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CJ푸드빌은 지난달까지 본사 지원직군 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단 외식 매장이나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제외됐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10년 근속자 기준으로 연봉의 80% 수준이다.

이밖에 CJ푸드빌은 베이커리 업계 2위 브랜드인 ‘뚜레쥬르’ 매각 추진 및 충북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207억원에 넘기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올해 빕스와 계절밥상 등 핵심 사업 매출이 급감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의 외식업체 이랜드이츠는 초밥 뷔페 브랜드 ‘수사’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거리두기로 고객이 급감한 한식 뷔페 ‘자연별곡’ 매장도 서서히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난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희망자에 한해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당초 지난달(3개월간)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CJ CGV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달 말부터 7개 지점(대학로·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등촌·연수역·홍성·대구아카데미·광주금남로)에 대한 영업을 중단했다. CGV는 3년 안에 전국 직영점(119개)의 30%를 줄일 방침이다.

호텔 업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뷔페 영업 재개 이후 기대했던 ‘연말특수’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문제는 확산세가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을 경우다. 지역 감염이 일평균 200~300명으로 늘어나 거리두기가 2단계~2.5단계 이상으로 격상되면 앞서 초가을 2.5단계에 진행됐던 매장 내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지고, 뷔페업계의 경우 또 다시 문을 닫아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종식이 내년 말 또는 2022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그 안에 수차례의 거리두기 격상 및 완화 조치가 시행 것”이라며 “각 업계가 이에 따른 대비는 물론 매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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