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박은상 대표 안식휴가로 5개월째 수장 공석..‘대표 교체설’ 재조명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0.28 15:40 의견 0
(왼쪽부터)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박은상 위메프 대표, 하송 위메프 부사장 (자료=네이버 프로필)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박은상 위메프 대표의 ‘안식 휴가’가 5개월째 지속, 수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위메프 ‘대표 교체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올 여름 업계에서는 하송 현 위메프 부사장이 박 대표를 대신해 대표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 부사장은 위메프 창업주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전례 없는 대표직 장기간 공석에, 해당 자리를 하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교체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위메프, 최근 하송 부사장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 알려져

28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 사내이사 자리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물러나고 그 후임으로 하송 위메프 부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최근 위메프는 하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올렸다. 주총이 끝나면 위메프 3인 사내이사는 박은상 위메프 대표, 하 부사장, 류제일 원더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구성된다. 

하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앞으로 위메프는 하 부사장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가 건강상의 문제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약 5개월가량 장기 휴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위메프는 “박 대표가 지난해 대규모 투자 건 마무리 이후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이달 1일부터 한 달 간 안식년 휴가를 사용했다”며 “다음달 1일 휴가 복귀 계획이었으나 휴가 기간 중 건강상 문제로 더 긴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이번 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민-하송, ‘깊은 인연’에 교체설 주목..박 대표 복귀 여부 중요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놀랍지 않다는 분위기다. 지난 6월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1일부터 출근하지 않으면서 하 부사장이 박 대표 대신 차기 대표에 오를 것이라는 말이 돌았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의  ‘돈독한 관계’가 교체설로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위메프 최대주주인 원더홀딩스에스서 함께 일한 바 있다. 허 대표가 2011년 야구단 ‘고양원더스’(2014년 9월 공식 해체)를 사비를 들여 창단했을 당시 허 대표는 구단주, 하 부사장은 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하 부사장은 작년 위메프 직매입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입사, 일년만에 위메프 전략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이 둘은 이장석 서울히어로즈(현 키움히어로즈, 이하 히어로즈)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에도 최근까지 함께 연루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입증하고 있다. 

앞서 허 대표는 ‘빌리 장석’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2018년 11월 배임과 횡령으로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그해 12월 ‘히어로즈의 감시자’로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작년 1월 하 부사장이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하 부사장은 사외이사 취임 후 약 두달 후인 3월 돌연 사임하더니 같은날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구단이 내세운 ‘외부 감시자’라는 역할이 무색하게 ‘내부자’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이후 하 부사장은 8일 만에 감사위원에 등록, 감사위원장을 맡는다. 

문제는 당시 감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일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정황이 각종 증거와 증언을 통해 속속 입증돼 물의를 빚었다.

논란 이후 당시 히어로즈의 대표였던 박준상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했고, 하 부사장이 해당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허 대표와 하 부사장 이 전 대표의 관계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즉 구단 운영을 투명하게 감시하겠다고 공언하며 데려온 사외이사(허민)가 구단대표(하송)와 서로 최측근인 점을 감안했을 때 구단의 견제와 투명한 감시 체계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사태는 KBO가 지난해 10월 조사위원회를 꾸려 4개월 간 조사를 벌였지만, 지난 3월 증거 불충분으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하 부사장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허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도 박 대표가 수장 자리 및 사내이사 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표 교체설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박 대표의 공석이 올해를 넘길 경우 하 부사장의 차기 대표설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박 대표의 경영 복귀 여부이다”면서 “하 부사장이 최근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박 대표가 복귀하지 않으면 회사로써는 대안이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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