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내일 국감 출석..‘가맹점 갈등·불출석’ 질의 집중포화 예상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0.21 14:17 의견 0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자료=아모레퍼시픽그룹)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가맹점 갈등’ 논란으로 오는 22일 국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당초 서 회장은 지난 8일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명단에 올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아모레 본사가 온·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정책을 차별적으로 진행했는지 여부와 지난 국감 불출석 관련해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오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서 회장은 8일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고열과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국감에 출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데는 ‘가맹점과의 갈등’에 대한 해명과 ‘상생’을 위한 방안을 듣기 위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에 의해 채택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 서 회장이 ‘온라인 전환 가속화’를 선언하면서 가맹점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 아모레가 운영하는 이니스프리·아리따움 등 주요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주력 제품들을 가맹점보다 이커머스 등에서 더 싸게 판매하면서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정가’에 판매되고 있는 가맹점 제품들은 e-커머스 쿠팡에서는 최대 43%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서 회장이 뒤늦게 국감에 출석하는 데는 불출석으로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서 회장의 고의적인 증인 회피가 의심된다며 출석을 촉구했다. 정무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국회 모독”이라며 “고열이 나는데 ‘정형외과’에 가서 증빙서(소견서)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유의동 의원도 “종합 국감 때(22일)는 코로나가 아니라면 증인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합국감 출석 전, 아리따움 가맹점과 상생 협약..분위기 전환 나서

이 같은 분위기 속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아리따움 가맹점 측과 상생협약을 맺어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측이 서 회장 종합국감 출석 전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눈초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6일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아모레퍼시픽 가맹본부와 협약식을 가졌다. 주요 협약 내용은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구체적으로 가맹본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가맹점에 임대료를 지원하고 올해 안에 재고상품을 특별 환입 받는다. 내년 1분기까지 폐업하는 점포의 경우 인테리어 지원금 반환을 면제하고 상품 전량을 환입하는 등 총 60억원 수준의 지원이다.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 차원에선 현재 매출의 20% 수준인 가맹점 전용 상품을 50%로 확대 공급한다. 온라인 직영몰의 매출 일부를 나누는 아리따움몰 ‘마이스토어’ 제도도 손질해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수익의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가맹점주 협의회와도 상생 협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이날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가맹점 사업 전반에 어려움이 크지만 가맹점은 중요한 채널이자 파트너”라며 “올바른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가맹본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화장품 업계 동반 성장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집회·공정위 제소까지..본사 ‘모르쇠’ 일관”..상생협약 ‘보여주기식’ 비판도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 협약을 두고 국감에 나가기 전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 온-오프라인 가격차별 영업을 두고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수년째 지속됐지만, 그간 모르쇠 입장을 고수하던 아모레퍼시픽 측이 서 회장의 국감 출석을 앞두고 상생협약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29일 이니스프리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 B씨는 “전국 매장을 없애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해당 불공정 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청원 글을 올린 B씨는 6년째 이니스프리를 운영 중인 가맹사업자이다.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쿠팡 등으로 물건을 할인 공급해 판매하는 불공정한 상황이 이어지며 매출이 줄어들었으니, 차라리 손해배상 및 가맹비 환급을 받고 장사를 접고 싶다는 게 B씨의 청원 요지다.

B씨는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직영몰’이 로드숍에서 판매할 수 없는 ‘온라인 전용 제품’을 팔고 있다고 지적, 본사의 불공정 영업이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B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온라인 제품 찾다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면 왜 같은 이니스프리 제품인데 온라인 전용으로 구분지어 놨는지 울화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특히 B씨는 “가맹점주들은 쿠팡에서의 이니스프리 철회와 동일한 정책을 요구하면서 본사 앞 집회와 공정위 제소까지 했지만 본사의 일관적인 ‘모르쇠’로 너무나 지쳐있다”며 “본사가 원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시고 전국의 매장을 모두 없애 달라. 저희도 힘들다고 가맹 버린 본사와 더 이상 같이 일할 생각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2일 종합 국감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 로드숍보다 낮은 가격에 화장품을 공급했는지의 여부와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 지난 국감에서의 불출석 사유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 8일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도 본사의 온-오프라인 불공정 거래 논란과 관련해 출석했지만, 해당 이슈가 큰 방향을 일으키진 못한 만큼 아모레퍼시픽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시 조 대표는 미샤 가맹점주들이 주장하는 ‘온·오프라인 간 제품 가격 차별로 인한 가맹점 폐업 전락’ 주장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고 계속 주장해 가맹점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가맹점과 상생협약을 맺었고 이니스프리, 에뛰드 가맹점주 협의회와도 상생 협약 체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서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해도 가맹점 불공정 거래 논란이 여론에 부각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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