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기준 5대 은행별 최대우대금리 적용 비중 (자료=금융감독원, 윤두현 의원실)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NH농협은행이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가장 높지만 실제로 적용받는 고객은 '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금리 조건이 짜고 치는 '생색내기' 조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이 공개한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최고 우대금리 적용 고객 비중'에 따르면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의 비율이 은행별, 상품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대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상품 중 가장 실적이 높은 대표상품의 최고 우대금리 적용 비중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대표 상품의 최고 우대금리가 1.4%로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의 뒤를 이어 국민은행(1.2%), 신한은행(1.0%), 하나은행(0.9%), 우리은행(0.8%) 순이었다.
최고 우대금리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를 적용받은 고객의 비율은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농협은행 대출을 이용하면서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고객은 전체 차주의 1.2%에 불과했다.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최고 우대금리 적용 차주 평균 비율은 43.1%였다. 신한은행이 61.4%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하나은행도 23.8%로 농협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신용대출 상품 역시 농협은행이 최고우대금리 1.4%로 가장 높았지만 실제 적용자는 2.2%에 그쳤다. 나머지 은행 4곳의 최고우대금리 적용 차주 평균비율이 50.2%인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농협의 전세자금대출 대표 상품에서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고객의 비율이 31.8%라는 점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다. 농협의 전세자금대출 최고 우대금리는 1.1%로 국민은행(1.2%)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우대금리가 고객의 비용을 낮추기보다 짜고 치는 '생색내기' 조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에서 최저 금리를 받으려면 거래실적, 정책, 상품 등 3가지 면에서 우대조건을 모두 만족해야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용카드 이용실적, 급여이체 규모, 자동이체 건수 등 10가지가 넘는 조건이 달라붙는 경우가 많다.
카드, 예·적금, 청약통장 가입 등 자사의 상품을 끼워파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다수는 신용카드 실적, 급여 이체, 공과금·관리비 자동이체, 부동산 전자계약, 오픈뱅킹 타행계좌등록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일단 대출을 받으면 우대금리 적용을 받기 위해 장기간 은행을 이동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우대금리가 업권 내 경쟁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어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두현 의원은 "우대금리가 고객에게 금리인하 혜택을 주기보다 자사 제품 끼워팔기, 고객 이탈 방지 등 경쟁을 약화시키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겠다며 생색을 낼 게 아니라 기본금리를 인하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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