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 우리, 하나, 국민, 신한 등 여러 은행에서 소액 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각 은행)
[한국정경신문=김은정 기자] '티끌모아 태산'이 아니라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자조적인 유머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1000원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한다. '짠테크'(짠돌이 재테크)나 '소확행 적금'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이런 세태가 반영됐다.
최근 여러 은행들이 1000원부터 적립할 수 있는 소액 적금 상품을 내놨다. 적금 적립 기간도 6개월로 짧아졌다. 기본 금리에 우대 금리까지 받는다면 연 2%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일반적금 기본금리(연 2.2%)대비 나쁘지 않다. 여기에 부가적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으니 돈도 모으고 재미도 얻을 수 있다.
'소확행 적금'으로 불리는 소액 적금에도 다양한 상품이 있다. 어떤 상품이 나에게 꼭 필요한 적금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카오뱅크 적금은 귀여운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에 돈 모으기 재미가 더해졌다. 하나은행은 문자메시지로 간편하게 저축을 생활화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자를 조금 더 주는 대신 적립하는 기간이 길다. KB국민은행은 빙고 게임을 활용해 적금의 지루함을 잊게 해준다. 신한은행은 웹툰 보는 재미는 있으나 획기적으로 보이는 상품명만큼 뚜렷한 특징은 없다.
은행 |
카카오뱅크 |
하나은행 |
우리은행 |
KB국민은행 |
신한은행 |
상품명 |
26주 자유적금 |
오늘은 얼마니? 적금 |
위비 짠테크 적금 |
KB리브와 함께 매일매일 적금 |
쏠편한 작심3일 적금 |
가입기간 |
6개월~36개월 |
6개월, 12개월~36개월 |
1년, 2년, 3년 |
6개월 |
6개월제 |
저축한도 |
1000원~300만원 |
일 1000원~5만원 / 월 1백만원 |
월 1000원~최대 50만원 |
회차별 1000원~30만원 |
월 1000원~50만원 |
금리 |
연 1.80%~2.20% |
연 1.0%~1.4% |
연 1.25%~1.45% |
연 1.60% |
연 1.90% |
우대금리 |
자동이체시 연 0.20%p |
SNS홍보 등 최대 연 1.2% |
적립횟수 등 연 최대 1.3%p |
최고 연0.6%p |
자동이체시 연 0.10%~0.30% |
특징 |
카카오캐릭터, SNS공유 |
문자 입금 |
알뜰, 실속, 초절약 3가지 |
빙고 게임 |
웹툰 |
■ 카카오뱅크 '26주 자유적금',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에 돈 모으기 재미까지
소액적금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카카오뱅크의 '26주 자유적금'을 꼽을 수 있다. 18일 기준 26주 적금 계좌수는 58만5000좌를 넘어섰다. 총 납입금액은 1475억원에 이른다. 이 적금은 IT(정보통신)기업에서 출시한 금융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입금액이 최소 1000원부터 시작해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까지 있다. 선택한 가입금액만큼 매주 증액되어 적금이 쌓여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26주 후 자신이 증액된 금액을 넣을 수 있는지 잘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0원으로 가입했다면 26주차에 2만6000원을 입금해야 한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1만원 적금인 경우 26주차에 26만원을 넣어야 한다. 월 납입금액이 정해져있지만 추가 적립을 하고 싶다면 월 최대 300만원가지 가능하다. 금리는 1년기준 연 2%다. 자동이체로 적금을 적립하면 0.2%p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카뱅 적금의 강점은 소비자가 소액 적금으로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최대치로 끌어냈다는 것이다. 카뱅은 26주 자유적금을 '프렌즈와 함께하는 26주적금 챌린지'라고 표현했다. 프렌즈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에서 볼 수 있는 카카오캐릭터다. 카뱅은 프렌즈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 적금에 가입하면 26개의 빈 의자가 보여진다. 돈을 입금하면 비어있던 빈 의자에 캐릭터가 나타난다. 가끔 캐릭터의 색다른 모습이 나오기도 해 무슨 캐릭터가 나올까 기다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카뱅의 기반이 IT인만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공유'에도 주목했다. 캐릭터가 의자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공유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약 870건에 이르는 공유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도전 성과를 액수가 아닌 귀여운 캐릭터로 자랑할 수 있어 젊은층의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하나은행 '오늘은 얼마니?', 간편한 문자 적립으로 저축 습관화
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은 하루 한번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좋다. 매일 쓰게되는 담배값, 커피값을 아껴 일일저축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 골자다.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저축할 수 있어 조금씩 돈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입금액과 하루 적립 한도는 1000원 이상 5만원 이하다. 1년제 기준 연 1.2%의 기본 금리를 준다. 여기에 SNS에 적금을 추천(0.5%p)하거나 납입한 횟수(0.5%p)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이자를 하나머니로 받으면 0.2%p 더 받을 수 있다. 총 1.2%p까지 우대금리를 받으면 최대 연 이자는 2.4%에 달한다.
이 적금의 강점은 편리함이다. 휴대폰으로 은행이 보내는 문자메시지에 금액만 입력해 회신하면 자동으로 저축이 완료된다. 계좌번호부터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 번거로운 절차가 없어 저축이 쉬워졌다. 문자메시지를 받으려면 HAI뱅킹에 적금계좌를 사전 등록해야 한다. 계좌 등록시 적금계좌 별칭을 정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가족 이름을 넣어 저축에 힘을 내는 소비자도 있다.
■ 우리은행 '짠테크', 이자는 높지만 기간이 길어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내놨다. 이 적금은 본격 목돈모으기 상품이다. 그래서 가입기간이 1년, 2년, 3년으로 다른 소액적금보다 적립 기간이 길다. 최소 52주 플랜이라 만기 후 돈을 찾기까지 조금 지루할 수 있다. 짠테크 적금은 목적별 3가지 적금으로 세분화 된다. 알뜰한 소비자를 위한 52주 짠플랜, 실속파를 위한 매일매일 캘린더 플랜, 초절약을 꿈꾼다면 1DAY 절약플랜.
52주 짠플랜은 미리 지정한 특정 요일에 최초 이체금액을 적립한다. 이후 매 주 같은 요일에 1000원씩 자동 증액돼 이체된다.
매일매일 캘린더 플랜은 시작일에 1000원이 적립되고 이후 매일 1000원씩 자동 증액되어 이체된다. 시작 당시에는 1000원으로 가볍지만 월말에는 3만원을 넣어야 한다. 계속 증액되는 것이 부담된다면 매달 1000원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쉬어가기도 된다.
1DAY 절약플랜은 하루 생활비 목표금액을 미리 설정한 뒤 남은 하루 생활비를 입금하는 적금이다. 아낀 돈은 바로 저금해 돈을 모으는 원리다.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적립하는 기간에 따라 연 1.25%~1.45%다. 무엇보다 우대금리가 최대 연 1.3%p로 쏠쏠하다. 대상은 첫 거래 고객, 금리우대쿠폰, 위비톡 알림 설정, 짠테크 적립플랜 일정 횟수 이상을 넘으면 된다.
■ 국민은행 '매일매일', 빙고게임으로 지루함 느낄 틈 없어
KB국민은행의 'KB리브와 함께 매일매일 적금'은 적금을 마치 게임같이 느끼게 해준다. 상품을 가입할 때 고르는 빙고판과 빙고판을 조건없이 메울 수 있는 매직패스 등 적금을 재미있는 게임같이 진행해 젊은층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빙고 항목에는 경조사 알리기, 더치페이, 간편출금, 환전, 번호표 발행 등 실질적으로 사용할만한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1000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이 적금은 6개월 동안 적립하면 된다. 매일 1000원에서 3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기본금리 연 1.60%를 준다. 여기에 연 최고 0.6%p의 우대금리를 더하면 연 2.2%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5일 이상 연속 저축을 하면 0.2%p를 받는다. 적금 만기 전까지 빙고를 한줄 완성할 때마다 0.1%p를 받아 총 0.4%p를 받을 수 있다.
■ 신한은행 '작심3일 적금', 웹툰보는 재미는 있지만 글쎄..
신한은행은 '쏠편한 작심3일 적금'을 선보였다. '작심 3일도 여러번 반복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출시된 적금이다. 가입금액은 5000원부터 3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시작할 수 있다. 그 후에는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하면 된다.
이 적금의 강점은 상품명이다. '작심 3일'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인내심 짧은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꼭 3일만 적금 붓고 이자가 붙어서 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적립 방법은 1개 요일, 2개 요일, 3개 요일 가운데 한 주에 몇 번 입금을 하고 싶은지 골라 넣는 것이다. 기본 금리를 연 1.90%에 두고 1개 요일 자동이체 등록시 0.1%p, 2개 요일 0.2%p, 3개 요일 0.3%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이 어필하고자 한 점은 일주일에 3일 저축하고 4일은 쓰자는 것이다. 이 적금과 협업한 웹툰 작가 '그림왕 양치기'의 관련 웹툰을 보면 '저축은 오직 3일, 남은 4일은 뭐살까 고민!'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는 의미에서는 다른 상품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예를 들어 3000원을 하루에 넣는 것과 3일에 나눠 1000원씩 넣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자잘한 돈이 3일에 걸쳐 나가는 모양새라 관리 차원에서 복잡할 수 있다. 작심3일 적금의 매력은 쌓여가는 적금 액수 뒤에 볼 수 있는 그림왕 양치기의 웹툰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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