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도 불구하고 탈 쿠팡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용자 수는 사태 전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견조한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14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WAU)는 2993만5356명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인 11월 3∼9일(2876만8841명) 대비 약 4.1%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이용자 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지난 1∼7일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WAU)는 2993만5356명으로 전월동기대비 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주간 이용자 수는 직전 주(11월 24∼30일), 2주 전(11월 17∼23일)과 비교해도 1.7%, 3.7% 각각 증가해 증가세가 지속됐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의 쿠팡 관련 앱 이용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플레이 주간 이용자 수는 394만54명으로 한 달 전(378만9095명) 대비 약 4% 증가하며 넷플릭스에 이어 OTT(동영상 스트리밍) 이용자 상위 두 번째 자리를 지켰다. 배달 앱인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775만1810명에서 798만1015명으로 3%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 앱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가 동반 증가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이후에도 일상적인 쿠팡을 이용한 소비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 측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플레이·쿠팡이츠 고객 결제정보가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선 쇼핑·배송·콘텐츠·배달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둔 구조가 이용자들의 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1.9%가 '쿠팡이 보상을 제안해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편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은 계속할 것 같다(55.3%)는 응답도 절반이 넘었다.

앞서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쿠팡의 3370만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의 이용객 감소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 소비자들이 데이터 유출 문제에 비교적 덜 민감해 장기적인 고객 이탈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