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4분기 강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촉발한 무역갈등과 AI(인공지능)으로 인한 고용 및 과잉투자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한국정경신문=김정훈 기자]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만들어낸 무역 긴장과 AI(인공지능) 충격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낮췄다.
■ 미국 연준, 금리 0.25%p 인하...추가 인하엔 제동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해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미국 고용사정도 녹록치 않다. 지난 10월 민간 고용은 4만 2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달 일자리 감원은 15만 3000명에 달했다. AI 도입과 비용 절감이 주원인이다.
■ 미중, 1년 무역 휴전 합의...긴장은 여전
미국과 중국이 무역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유예하고 미국 대두 구매를 다시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산 관세를 47%로 10%포인트 낮추고 기술 수출 통제도 연기했다. 그러나 미중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두 나라 사이 무역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수출은 1.1% 감소했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은 25% 급락했다.
■ 유로존, 소비자 심리 급락...독일 산업 20년 최악
유로존 투자자 심리지수(Sentix)는 -7.4로 하락했다. 이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붕괴를 반영한다. 독일의 산업 생산은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에너지 비용 급등과 수요 부진이 원인이다. 프랑스는 정치 혼란으로 개혁이 좌초됐다. 영국은 실업률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9월 임금 성장 둔화로 파운드화와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 아시아, 일본 호조 vs 중국 둔화 뚜렷
아시아 경제는 엇갈린 양상을 보인다. 일본 경제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동시지수는 1.8% 상승했다. 경제 호조에 은행 대출은 4.1% 증가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올해 16.6% 올랐다. 호주 경제도 순풍을 타고 있다. 호의 소비자 심리는 12.8% 급등했다. 반면 중국은 수출 둔화 속에서도 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 약세와 보조금 왜곡이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키우고 있다.
■ 주식시장, 테크주 반등...AI 버블 우려 확산
글로벌 주식시장은 테크주 중심으로 반등했다. 미국 엔비디아는 6%, 팔란티어는 9% 상승했다. S&P 500 지수를 1.5% 끌어올렸다. 미국 정부 셧다운 방지 법안 통과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AI 관련 주식은 최근 1조 달러 시총이 증발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과열과 부채 우려가 겹쳤다.
■ 전망 성장률 3.2% 유지… 무역 불확실성 변수
세계 경제는 올해 3.2% 성장이 예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절뚝거리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성장률이 0.4%포인트 추가될 수 있다. AI 투자 붐은 중립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재평가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