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으로 인해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액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에 외국인의 주간 코스피 순매도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7일)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액은 7조2640억원이다.

이는 주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직전 역대 1위 기록은 지난 2021년 8월 둘째주 기록한 7조454억원이다.

일별로 보면 지난 3일 이후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3일 7950억원 수준이던 외국인 순매도액은 4일과 5일에는 각각 2조원대로 급증했다. 6일과 7일에도 각각 1조7000억원, 455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4일 순매도액(2조2280억원)은 일별 기준으로도 4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의 고점 부담이 누적됐고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미국 기술주 급락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코스피는 이달 3.7% 줄었다. 2.8% 넘게 급락한 5일에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순매도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에 대거 쏠렸다.

반면 LG씨엔에스는 1940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담았다. 뒤이어 SK스퀘어 (1790억원), LG이노텍(690억원), 이수페타시스(490억원), 하이브(480억원) 등 순으로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이 역대 최장 기간을 경신하면서 경제 영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이다"라며 "상대적으로 상승 모멘텀과 기대감이 부재한 상황으로 당분간 매물 소화 과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까지 근접해 상방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수급 방향성이 일시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해소 여부,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엔비디아 실적 등의 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