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여신금융협회가 이달 중 스테이블코인 관련 2차 태스크포스(TF) 가동을 계획하면서 카드업계의 신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에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나 사업 방향이 공유되지 않은 만큼 관련 논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울 명동거리 상점 입구에 결제가 가능한 카드사들의 이미지가 부착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2차 TF 구성을 검토 중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신용카드사가 세계적으로 우수성이 검증된 지급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카드업계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은 전략·IT·디지털 부서를 중심으로 별도의 전담 인력을 차출해 내부적으로 유기적인 소통 체계를 유지하며 시장 변화를 살피고 있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등록했다. 비씨카드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의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실증 사업과 제휴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7월 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TF를 구성·운영했다. 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 등 9개 카드사가 참여해 기술·법·제도적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업 가시화' 분위기와 달리 실제 논의는 비교적 신중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차 TF 가동 계획은 1월 중이지만 논의 안건이나 일정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2차 논의 자체가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3·4차 TF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 역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협회 차원의 지침을 전달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흐름을 살피며 준비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나 역할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카드 결제 시장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를 카드 결제·정산 과정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기술적·운영적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 카드 결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단말기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처리하는 방안과 실용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개념증명(PoC) 추진 여부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는 발행, 월렛, 관리 대행, 자금 수탁, 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이 존재한다. 카드사는 국경 간 거래와 정산 과정에서 축적해 온 결제 보안,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방지(AML), 세원 투명화 등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과 신뢰를 갖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당국과 카드업계 모두 제도와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속도 조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에 비해 실제 논의는 아직 탐색 단계"라며 "당분간은 역할과 가능성을 점검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