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이달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이 예고되면서 침체된 면세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늘어나는 방한 관광객 수만큼 임대료 폭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들은 이달 29일 시행될 무비자 입국 허용을 앞두고 중국 현지기업들과 협력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28일 중국 유제품 기업 아리그룹 강소성 지부 VIP 고객 1109명을 단독 유치했다.(사진=신세계면세점)
정부는 이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조치로 그간 실적 부진으로 침울한 면세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7월 중국여유그룹과 협력해 단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중국여유그룹은 4대 핵심 사업인 ▲여행 서비스 ▲여행 상품 및 채널 ▲여행 자원 및 시설 ▲여행 금융을 중심으로 다각화해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여유그룹 외에도 중국 현지 사무소와의 연계를 통해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고 있다. ▲보이드(VOID) LED 대형 전광판 환영행사 송출 ▲골드 패스 등 환영 선물 제공 ▲단체 행사 진행 및 전시공간 제공 ▲중국인 선호 브랜드 중심 MD 확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한 맞춤형 컨텐츠 등을 제공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7월 중국 우상그룹과 왕푸징그룹 주요 경영진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한국 상품 판로 확대 및 제휴 협력 등을 논의하는 교류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들과 하반기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행되면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관광객 유치 확대와 마케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무비자 입국 허용에 앞서 국내 여행 수요도 확인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28일 중국 유제품 기업 아리그룹 강소성 지부 VIP 고객 1109명을 단독 유치했다. 인센티브 관광 프로그램으로 하반기 현재 단일 인센티브 단체로는 최다 인원 규모다.
이와 함께 중국 온라인 교육기업인 신동방 그룹 산동성 제남지부 소속 우수 교직원 인센티브 단체 방문도 이뤄졌다. 신동방 그룹은 오는 10월까지 8차례 걸쳐 약 300명이 순차적으로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한다. 다른 지부까지 포함하면 연말까지 누적 1000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은 고부가가치 인센티브 단체 프로그램을 통해 연말까지 5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무비자 정책 시행 후 1만 명 이상 추가 유치를 통해 총 6만명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은 남궁표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은 지난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중국 광저우와 칭다오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를 맞아 현지 여행사 및 주요 파트너사 30여 곳과의 미팅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미팅에서는 중국 단체 무비자 제도에 따른 공동 대응 방안 및 단체 관광객 대상 특전 제공 등 다양한 공동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사 관계자도 함께해 공공과 민간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광저우 CITS 여행사 및 칭다오여유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했다.
남궁표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은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은 국내 관광산업과 면세점 업계 모두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면세업계의 프로모션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간 따이공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개별 관광객 구매를 직접 유도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이의 일환으로 면세점은 저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기획하고 K-컬처 기반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인천공항과 임대료 조정이 불발되면서 단체 관광객 유입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임대료가 여객 수에 비례하여 산정되는 구조 때문에 관광객이 늘수록 임대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항에 따르면 올해 1~8월 여객수는 평균 306만명으로 월 임대료만 270억원에 달한다.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 허용은 분명 면세업계 매출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중국 내 달라진 소비 패턴과 관광객 수 증가로 늘어나는 임대료 부담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