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조류가 된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구조부터 올바로 세워야 한다며 다양한 정책적 제안을 내놨다.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세미나 현장 전경 (사진=변동휘 기자)
해시드오픈리서치와 포필러스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해시드 라운지에서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인 구조와 설계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작동이 가능하며 정책 입안자가 손에 쥘 수 있는 설계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해시드오픈리서치 김용범 대표 ▲포필러스 강희창 프로덕트 리드 ▲복진솔 리서치 리드 ▲법무법인 태평양 김효봉 변호사 ▲PwC 삼일회계법인 이재혁 파트너 등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기조발표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록 시장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지만 이미 시장에 깊이 들어와 있다고 본 것이다. 은행 지위 약화 및 정부 통화주권 침해와 부정사용 취약성 등은 구조화되지 않고 유통됐기에 생긴 문제이며 제도화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월렛을 기반으로 이용자는 편의성을 누릴 수 있으며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의 정확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국에는 1000만개 이상의 크립토 활동 계좌가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이들 모두가 정책 참여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화폐를 바꾸는 것을 넘어 경제 인터페이스를 새로 세우자는 것으로 이러한 질서를 먼저 세워 수출하는 등 ‘디지털 G2’도 도약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포필러스 강희창 프로덕트 리드 (사진=변동휘 기자)
강 리드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파이프라인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88%가량이 암호화폐 거래 페어링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와 낮은 비용 등 고유한 장점이 명확해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작년 기준 스테이블코인 전체 거래량이 비자 및 마스터카드의 합산 거래액을 상회했다. 향후 3년간 약 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는 발행자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유형을 ▲은행 주도형 ▲자본시장 주도형 ▲크립토 중심형 등으로 구분했다. 그중에서도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하에서의 자본시장 중심 스테이블코인이 장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자산의 운용 유연성과 발행 주체 다양성이라는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위해 ▲은행·담보자산관리사·발행사 간 협력 컨소시엄 구성 ▲안전한 발행보고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해외 스테이블코인 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복 리드는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사례를 조명했다. 발행도 중요하지만 활용처를 다양하게 확보해 사용자들의 채택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활용처로는 ▲결제 ▲송금 ▲은행 간 정산 ▲거래소 통화 등을 들었으며 비용 및 시간 절감과 글로벌 접근성 향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로는 유동성 파편화 해결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김효봉 변호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김 변호사는 미국의 지니어스 액트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해외 스테이블코인 허용 여부 ▲이자 지급 허용 여부 ▲발행인 자격 및 영업범위 ▲건전성 요건 ▲MMF 편입 ▲파산 시 대응방안 ▲카드사 및 핀테크 기업 연계 지급결제 구조 등 여러 쟁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파트너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회계 및 세무 측면에서의 고려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핵심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서울대 이종섭 교수를 좌장으로 ▲DSRV 서병윤 CSO(블록체인 밸리데이터) ▲삼성카드 이우성 상무(카드사) ▲앱토스 랩스 크리스티 리 APAC 총괄(블록체인 인프라) ▲레이어제로 임종규 한국지사대표(옴니체인 프로토콜) ▲신한투자증권 정수현 선임(증권사)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정착이 가져올 수 있는 기회와 각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을 소개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김용범 대표는 “태풍을 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닌 바람 속에서 어떤 구조를 세우느냐가 관건”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억제한다고 통화주권이 지켜지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직접 그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김용범 대표 (사진=변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