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국내 각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국제질서 대격변의 시기 속에서 우리만의 디지털 경제 영토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코리아 이니셔티브’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해시드오픈리서치는 7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 디지털 G2를 향한 첫걸음’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전환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과 실행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APEC 2025 경주선언에 반영될 수 있는 글로벌 공동과제를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시민권·통화·자산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시민들의 생활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세 요소의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핀 것이다.

이날 포럼의 기조연설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맡았다. 그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통해 의미 있는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모델로 ▲문화 플랫폼 ▲교육 플랫폼 ▲의료 플랫폼 ▲스토리 거래소 등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만의 디지털 경제 영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이 전 총장은 “인류의 역사에서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주인공이 돼왔다”며 “인류사가 새로운 국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은 우리만의 디지털 경제 영토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크리스티나 크리사 e에스토니아 브리핑센터 대외협력총괄은 자국이 세계적으로 진보된 디지털 사회를 구축했던 비결에 대해 강연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모든 정부 서비스를 100% 디지털로 전환했다.

그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의 관건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꼽았다. 또한 자국의 e-ID 운영 사례를 통해 그 시작점이 신원증명임을 강조했다. 디지털 신분증에서 시작해 국민들의 디지털 친숙도를 서서히 높여가며 투표 등 복잡한 과정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후에는 디지털 통화 및 자산 플랫폼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강기윤 리버풀대학교 교수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등이 디지털 통화 및 월렛(지갑) 도입에 대해 논의한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이건우 코인베이스 제품 총괄 ▲김진우 스토리 선임 APAC 그로스 매니저 등은 디지털자산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제시한다.

이후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좌장으로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디지털금융 파트너 변호사 ▲조진석 KODA 대표 ▲양주동 서울거래 비상장 대표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 거래소 대표 등이 패널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변동휘 기자)

이날 포럼의 축사를 맡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역동적 산업 기반과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G2를 모색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전면적 육성이 그 핵심”이라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을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결합하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와 연결하고 우리의 디지털 영토를 넓히는 등 ‘문화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안도걸 의원도 축사에서 “돈의 모양이 바뀌는 순간마다 사람들의 삶과 꿈의 방식이 바뀌어 왔고 우리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의 문 앞에 서 있다”며 “위험성에 대한 현실적인 지적이 있지만 이에 물러서지 않고 용기 있게 질서를 설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디지털 G2’라는 이니셔티브의 필요성을 지난해부터 강조해 왔고 이는 이제 선택이 아닌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새롭게 형성되는 디지털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아시아 대표 국가이자 설계자로 자리매김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