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작년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부진하면서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 시장 마저 찬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대규모 수주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10~12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규모는 59억3527만 달러(한화 약 8조6649억원)다. 전년 같은 기간 160억 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2022년과 2023년 같은기간 기록한 85억6188만 달러와 97억8260만 달러에도 미달한다.
올해 초만 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등으로 196억 달러 규모 수주를 이끌어 내면서 500억 달러 돌파도 예상됐었다. 다만 체코 원전 이후 대규모 프로젝트가 마련되지 못하면서 지난해 해외 수주는 472억6488만 달러에 그쳤다.
2014년 66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 성과이긴 하지만 체코 원전 제외 시 경기 침체가 현실화 된 코로나19 시국인 2020~2023년 기록한 300억 달러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 규모다.
업체별로 보면 한수원은 196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 69억6676만 달러, 현대건설 42억8852만 달러, 두산에너빌리티 30억5882만 달러, 삼성이앤에이 29억8584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 18억5209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원전 같은 미래 전략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중동 같은 대규모 도시개발 아이템이 전무한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가 가진 경쟁력이 이 분야에 특화돼 있어서다.
다만 최근 체코 원전이 불공정 계약 논란으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부분은 부담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당분간 소극적인 지원을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 확대를 적극 독려하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규제가 핵심인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정책이 이관된 상황도 반갑지 않다는 해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는 건설사의 기술력 등도 중요하지만 국가 사업인 만큼 외교력도 상당 부문 영향을 끼친다"며 "체코원전 사태와 주무부처 변동이 건설사들의 관련 프로젝트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국가 미래 경쟁력으로 보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