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정부의 고강고 가계대출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카카오뱅크가 활모 모색에 나섰다. 특히 인공지능(AI) 혁신, 글로벌 확장,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가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263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카카오뱅크)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26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가장 높았다. 고객 수도 100만명 신규 유입돼 2586만명에 달했고 2분기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1990만명으로 플랫폼 파워는 여전했다.
그러나 화려한 실적 뒤에는 가계대출 규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핵심 수익원인 상반기 여신이자수익은 9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올 상반기 정부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이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를 시행한 영향이다.
전체 대출의 90% 이상이 가계대출인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치명타였다. 실제로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 증가는 2400억원에 그치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성장엔진이 식자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예대마진 하락 여파로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2%까지 떨어지며 4년 만에 2% 선이 무너졌다.
대출 성장의 한계를 뚫기 위해 카카오뱅크가 선택한 길은 수익 구조의 다각화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4% 급증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7%에서 36%로 단박에 뛰었다. 대출 비교, 투자금융, 광고 등 플랫폼 비즈니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출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카카오뱅크는 AI와 글로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AI 네이티브 뱅크’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연어로 복잡한 금융상품 조건을 계산해주는 ‘AI 금융계산기’도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모임통장에 AI 총무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AI실을 500명 규모의 ‘AI 그룹’으로 격상하고 AI거버넌스최고책임자(CAGO)를 선임하는 등 조직과 인프라를 대폭 강화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랩(Grab)과 손잡고 출범한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출시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태국 가상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CBX, 위뱅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 하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앱 개발과 서비스 설계를 주도하며 동남아 디지털 금융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래 금융의 핵심으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에서 처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나타내는 관련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최근에는 카카오, 카카오페이와 함께 3사 대표가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 구성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매주 회의를 통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권태훈 CFO는 전날 컨콜에서 “현재 스테이블 코인은 법제화 전이라 변동성이 많아 명확한 전략을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관련된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여건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변화에 맞춰 카카오 그룹과 협업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빠른 고객 유입과 더불어 태국 SCBX 컨소시엄과의 가상은행 진출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인데 그 외 카카오그룹 차원에서의 스테이블코인 TF 출범 등 신사업 기대감도 공존한다”면서 “달러스테이블코인과는 달리 원화스테이블코인의 실제 활용성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의구심이 많지만 어쨌든 기술 등의 개발 역량과 인프라에 있어서는 뒤쳐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