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은 지난 4월 해킹 사고로 인한 재무적 영향이 클 것이란 자체 전망을 제시했다. 향후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향상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SKT 김양섭 CFO(최고재무책임자)는 6일 자사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재무적 영향은 2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다.

서울 을지로 SKT 타워 (사진=SKT)

2분기에 반영된 부분은 가입자 이탈에 따른 무선매출 감소와 유심교체 및 대리점 보상에 따른 비용 증가가 있다. 신규 가입 중단에 따라 3월말 대비 6월말 핸드셋 가입자는 75만명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이동통신 매출이 1분기 대비 387억원 감소했다. 또한 유심 교체비용과 신규가입 중단에 따른 유통망 피해보상 금액을 합쳐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하반기에는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이 본격 실행된다. 특히 재무적 영향이 큰 통신요금 할인이 3분기에 예정돼 있어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8000억원 하향 조정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것이 김 CFO의 설명이다.

가입자 회복 전략과 관련해 윤재웅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5000억원 규모 ‘고객감사패키지’를 제공하고 기기변경 중심 마케팅 비용도 평소보다 높은 수준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미 이탈한 고객에 대해서는 정량적 목표를 가지고 유입을 추진하기보다 보안이 가장 강한 회사로 거듭나며 자연스럽게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고객안심패키지와 정보보호혁신안이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이탈고객이 부담 없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3년 내 복귀 시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하고 있다. 연내 복귀하는 고객에게는 고객감사패키지 중 멤버십 할인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단통법 폐지 이후 대리점 지원금 추가지급이 가능해졌고 프로모션 자유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마케팅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입자 회복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해킹 사고 여파로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만큼 배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향후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숙고해 배당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객 신뢰 회복 의지와 마찬가지로 주주 신뢰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CFO는 “올해 일시적 실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근간인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으며 본업의 펀더멘털을 가지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