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 3분기에도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선두입지를 견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투자손익을 끌어올린 KB손보는 전체 지주계 보험사 가운데 순익 1위를 차지했다. 신한라이프는 본업인 보험손익을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동양생명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부진하면서 아쉬운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건전성 지표는 2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에 순이익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145억원, 7669억원이다. 보험업권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양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순익을 거뒀다. 반면 동양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3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큰 폭의 실적 후퇴를 겪게 된 만큼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개선을 통한 반등이 필요해 보인다.
지주계 생보사 중에서는 신한라이프가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연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하면서 2위권인 KB라이프(2548억원), NH농협생명 2109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차이를 벌렸다.
상반기에 부진했던 보험손익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한라이프의 3분기 보험손익은 203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7% 증가했다. 1~3분기 보장성보험의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저축성·연금을 포함한 전체 APE는 같은 기간 2.0% 올랐다. 올해 누적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는 7조609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7% 상승했다.
생·손보 구분 없이 전제 지주계 보험사 중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한 곳은 KB손보다. KB손보의 3분기 당기순익은 1년 전과 비교해 3.6% 상승했다. 보험손익이 같은 기간 25.9%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144.2% 급등한 3942억원을 달성하면서 전체 순익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손보와 달리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은 3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흑자를 유지 중인 NH농협손해보험(1219억원)과 KB손보의 순이익 격차는 6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번 3분기부터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실적도 우리금융그룹에 포함됐다. 첫 반영이란 기대와 달리 동양생명의 1~3분기 순이익은 1099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55.1% 줄었다. 경쟁 보험사들이 투자손익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동양생명은 투자손익마저 52.3% 악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53.0% 감소했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으로 388억원을 기록한 ABL생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지급여력비율(K-ICS)은 172.7%로 2분기에 이어 170%대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정된 재무건전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위축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동양생명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에도 투자손익을 통해 보험손익 감소를 얼마나 방어했는지에 따라 보험사의 실적이 갈리는 중이다”라며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말까지 보험손익이 크게 개선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