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콜마홀딩스의 윤상현 부회장이 건기식 자회사 콜마BNH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재편하겠다고 발표하자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콜마그룹 내부에서 콜마BNH 리포지셔닝과 관련한 발표는 윤상현 부회장의 기분가지 제고를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콜마그룹 한 관계자는 “콜마홀딩스가 최근 외부 컨설팅 출신 인사를 영입하고 고위험 신사업 투자 또는 그룹 내 제약사와의 합병 가능성 등을 물밑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며 “이는 자회사 경쟁력 강화라기보다 오히려 콜마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윤상현 부회장의 지분가치 제고를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콜마홀딩스의 윤성현 부회장이 건기식 자회사 콜마BNH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재편하겠다는 강수를 둔 이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한국콜마)

콜마홀딩스는 지난 1일 “콜마비앤에이치가 수년간 실적 부진과 전략 부재로 그룹 내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며 “생명과학 기반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통해 근본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건강기능식품 업계 내 혼란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생명과학 전문기업은 바이오·제약·의료 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식품산업에서 이 개념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윤 부회장이 생명과학 중심의 미래 비전을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대한제당으로부터 적혈구 생성인자(EPO) 사업을 인수해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그는 2020년 해당 사업의 사명을 HK바이오이노베이션으로 바꾸고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해당 법인은 사업 부진으로 2020년 -17억원, 2021년 -28억원, 2022년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결국 2023년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이후 관련 사업은 자회사 HK이노엔으로 이관됐다.

이와 별도로 윤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는 2021년에는 유사 장기(오가노이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플랫폼 기업 넥스트앤바이오의 지분 40%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윤 부회장은 2024년에는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시장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2023년 매출 3억원, 2024년 당기순손실 4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윤 부회장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이은 경영 실패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콜마BNH 일부 관계자들은 콜마BNH의 리포지셔닝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제약이라는 생명과학의 본류에서조차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보다 적용이 어려운 식품 영역에 같은 전략을 재차 들이댄다는 것은 투자 명분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콜마BNH 측은 여전히 기존 사업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4년 콜마비앤에이치의 매출은 6156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였고 수출 회복과 세종3공장 가동 효과가 본격화되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콜마BNH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실적 기반의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콜마가 취해야 할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