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라는 담대한 목표의 방향타로 ‘배당 확대’를 제시했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주가가 정책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어 자본 시장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해 증시 시황 및 시장 감시 체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부에서 별도 일정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를 현장에서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 대통령은 시장 신뢰 회복과 불공정거래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예고했다. 아울러 한국 증시의 만성적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법 개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는 배당 촉진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다. 국민이 주식 배당을 통해 생활비를 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 아래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배당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제 개편과 관련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개정안은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이 35% 이상인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과세 대신 분리과세(15.4~27.5%) 를 적용해 세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소영 의원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재벌구조와 지주회사체제, 중복상장 등으로 인해 최대주주 및 경영진들이 배당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조건 배당소득세를 내리는 것이 능사냐 이건 잘 모르겠다”면서도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 조세 재정에도 크게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세율을)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 가능한 방법을 많이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재명표 밸류업’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는 단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꼽힌다. 이들은 지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배당성향을 35~4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자리매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총 배당금은 4조1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2%로 증가했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과 높은 배당성향을 갖춘 금융지주 입장에서 배당소득세 인하 등 세제 인센티브는 주주환원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강력한 명분이 된다. 이는 곧 배당 매력 증대로 이어져 국내외 투자 자금 유입을 가속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주는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날인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KB금융(+7.2%), 신한금융(+7.1%), 우리금융(+8.2%) 주가가 급등했고 하나금융은 11.1%의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던 5월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선 이후 투자 전략 핵심 업종 중 하나로 금융주를 꼽았다. 김 본부장은 “자본시장 구조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면서 금융업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며 “주식투자자 인수가 1400만명에 이르면서 자본시장 관련 정책이 행정부의 주요 정책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