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본점 [자료=신한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내년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를 내놓는다. 핀테크의 영역으로 인식돼 온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에서 신한은행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깃플,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플리카, 신한은행, 씨비파이낸셜, 엔에이치엔페이코, 줌인터넷, 핀크 등 9개 기업의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다.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는 소비자가 여러 금융회사의 예금상품을 비교하는 동시에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예·적금 상품의 온라인 판매중개업 시범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후 한국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은 기업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9곳이 ‘패스트 트랙’에 오른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금융사에서는 유일하게 신한은행이 서비스 사업자로 나섰다는 점이다. 그간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는 핀테크의 영역으로 인식됐다. 금융사에서 금융상품을 제공 받아서 핀테크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 중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의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다. 이들 업체는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캐피탈, 보험사와도 제휴를 맺고 다양한 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상품 비교 서비스의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기존 금융권에서는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에서 지난해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내놓으려다 은행권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빅테크 종속을 우려한 은행권에서 취한 전략을 자체 플랫폼의 구축이다. 자사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계열사의 상품과 서비스도 가져와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곳이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뱅킹앱인 KB스타뱅킹을 전면개편한 이후 그룹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포함한 슈퍼 앱으로 키우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제휴 맺고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빅테크 플랫폼은 한 곳도 없다.

반면 신한은행은 금융상품 중개업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토스, 카카오페이 등 2곳에 대출 상품을 입점했고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를 통해서 대표 금융기관의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머니버스의 금융상품 검색 서비스 '데이터픽'의 화면 [자료=신한 쏠 화면 캡쳐]

데이퍼픽은 고객이 필요한 조건을 선택해 맞춤형 상품을 직접 검색하거나 자산현황에 맞는 테마별 상품을 추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예·적금 상품을 비롯해 수시입출금 파킹통장, 신용대출, 신용카드의 상세한 상품 내역과 금리, 혜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단순 정보 제공 기능만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해당 금융사의 홈페이지나 앱으로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신한은행이 내년 2분기 이후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지면 마이데이터의 데이터픽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가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소비자의 자산분석을 통해 우대금리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한 맞춤형 상품 추천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한 검색 기능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신규 가입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다”면서 “고객들이 대출 뿐만 아니라 수신 상품들까지 비교해서 가입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