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된 첫날 인천시 남동구 한 마트 출입문에 운영시간 축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유통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시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대형마트(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은 사실상 영업이 중단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CU·GS·쿠팡·마켓컬리 등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업계는 영업 제한이 없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백화점 사실상 영업 중단..대형마트 예외적용 기대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새벽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80명 늘어 누적 4만436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718명)보다 162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오르내렸던 신규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지난주 1000명대까지 늘었다.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보름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51명→511명→540명→628명→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세에 정부가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다각도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거리두기가 현재 2.5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되면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에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져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이미 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영향을 받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주 주중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0%, 주말 매출은 최대 14%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지막 희망인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3단계 때 영업 중단이 거의 확실한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예외 적용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형 유통시설(종합소매업 면적 300㎡ 이상)은 3단계에서 문을 닫아야 하지만 마트와 편의점은 ‘필수 시설’로 집합금지 제외 시설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 2.5단계 격상 이후 매출 증가 중..3단계 격상 대비 인력 확충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업계 등은 3단계 격상 영향에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의 9시 이내 실내 취식 금지를 제외하고는 현재 거리두기와 관련해 영업 제한 타격은 없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폐쇄 시 해당 수요는 자연스럽게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업계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실제로 편의점 GS25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배달서비스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에도 매출이 증가하는 등 배달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GS25의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카카오톡 주문하기’ 실적을 살펴본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대비 매출과 주문건수가 각각 71.3%, 74.7% 늘었다. GS25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5000점으로 ‘카카오톡 주문하기’ 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기로 발표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카카오톡 주문하기 배달서비스는 지난주 같은 기간(11월29일~12월1일)대비 매출이 122.9%, 주문건수가 129.5%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연말까지 적용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조치에 따라 일상생활 속 각종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외부활동을 자제하려는 고객들의 생필품 구매수요가 편의점 배달서비스로 몰리며 관련 실적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U도 지난 12~13일 간편식 매출이 전주(5~6일) 대비 2.5%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도시락 4.2%, 주먹밥 1.2%, 김밥 2.2%, 샌드위치 3.1%, 햄버거 1.8% 올랐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도 증가세다. 마켓컬리의 지난 12~13일 매출은 직전 주말과 비교해 16% 늘었다. SSG닷컴 식료품(그로서리) 매출도 12~13일 매출이 지난 5~6일 대비 29.4%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3단계 격상에 대비해 이미 추가 인력을 투입한 상황이다”며 “재고와 배송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