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졸업식이 취소된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꽃을 파는 상인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학교를 찾는 졸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는 있는데 가게를 닫을 수도 없고 걱정이네요"
코로나19(우한 폐렴) 여파로 입학식과 졸업식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특수를 기대하던 꽃가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소매꽃집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소매 꽃집 매출은 평년 졸업 시즌 대비 70%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4년째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졸업 시즌에는 보통 하루 예약 건만 50~60건에 달했지만 근처 대학에서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예약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성수기로 불리는 졸업식 시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대학들이 졸업식을 취소하면서 꽃가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학들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림에 따라 기념사진 촬영을 위한 학위복 대여도 중단했다. 이에 사진 촬영을 위해 꽃을 예약했던 소비자들마저 예약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
A씨는 "환불을 안 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예약 취소 건은 모두 환불해주고 있다"며 "미리 사온 꽃은 못 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데 있다.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 이 꽃집도 3월에는 예약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코로나19로 기업 행사, 모임 등도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아예몇 주간 문을 닫는 꽃집들도 생겨나고 있다.
A씨는 "비수기인 여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라며 "성수기 때 번 돈으로 비수기를 버티는데 당장 월세 내는 것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도매 시장이나 농장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aT화훼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2월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3.71% 감소했다. 꽃이나 꽃봉오리를 줄기와 잎과 함께 잘라낸 꽃다발용 '절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은 29.11%나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장미 소매 가격도 서울 기준 지난해 1만1437원에서 6566원으로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는 "그동안은 농가에서도 출하를 적게 해 가격이 어느 정도 유지된 측면이 있었지만 오늘 장부터는 가격도 떨어지고 경매 유찰량도 늘었다"며 "계속 가격이 떨어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