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46명, 11년만에 출근..부서배치 등 아직 갈등 남아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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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7 10:43 | 최종 수정 2020.01.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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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김호규 전국금속노조위원장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46명의 경기 평택 쌍용차공장 출근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YTN)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마지막 남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46명이 7일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으로 출근했다.
지난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10년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일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4일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무기한 유급 휴직 통보를 받았던 만큼 출근하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9·21 합의에 따라 쌍용차는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2018년 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복직시켜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후 연말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마지막 남은 이들 46명은 통상임금의 70%를 받는 '유급휴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11년 가까이 떠난 일터에서 돈보단 일을 하고 싶었다며 출근했다. 9·21 합의에 따라 떳떳하게 출근해 부서배치를 요구하겠고 밝힌 이들은 이날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해고자는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난다"며 "자동차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버텼는데 이번에도 부서배치가 안 된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의 출근은 떳떳하고 아무도 막을 수 없다"며 "이제 안에서 싸워서 일자리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해고자들의 복직을 모두 지켜본 뒤 마지막에 복직하겠다며 해고자 신분으로 남았던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휴직 통보를 받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 속에서 지난 며칠을 보냈다"고 밝히며 "동료들과 논의한 끝에 사회적 합의에 따라 오늘 출근하기로 결정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합의를 어긴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이라며 "즉각 부서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고자 46명은 향후 매일 출근하면서 사측에 부서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쌍용차 사태는 지난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약 2600명이 정리해고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같은 해 5월 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77일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다. 이어 1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 명은 옥쇄 파업을 끝까지 버텼다. 하지만 무급휴직(454명)이나 명예퇴직을 택해야 했고 남은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으면서 결국 해고자가 됐다.
쌍용차는 경영상태가 호전된 지난 2013년 가장 먼저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이후 순차적으로 해고자와 희망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87명 등을 차례로 복직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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