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5060의 삶..‘성인자녀 부양, 스스로 노후준비, 의료비 부담'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7.07 13:46 의견 0
(자료=한화생명)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청년 실업, 늦은 결혼, 주거비 상승, 맞벌이 가정 증가 등 사회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캥거루족’(자립할 나이가 됐는데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는 것), ‘부메랑 키즈’(취업, 결혼 등으로 독립했다가 실업, 이혼 및 출산 등의 사유로 부모에게 돌아오는 것)도 흔한 현상이 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장년층(45~64세) 10명 중 4명은 노부모와 미혼 성인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낀 세대’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양비로만 월 평균 103만원을 부담하고 있었다.

한화생명은 자사 보유고객 정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키워드, 인터넷 카페 게시글 등 약 2000만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5060세대의 라이프 트렌드, 금융 스타일 등을 분석한 자료를 7일 발표했다.

한화생명 공소민 빅데이터팀장은 “우리나라는 인구의 약 14%가 65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초고령사회에 접어 들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주요 연령층인 5060세대의 생활과 고민을 이해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SNS에서 언급하는 ‘가족’ 생각..3.2%(2030세대) vs 18.6%(5060세대)

한화생명이 연령별 주요 인터넷 카페 게시글 약 20만건을 분석한 결과 SNS에서 가족에 대해 얘기한 게시물은 5060세대가 18.6%로 2030세대 3.2% 보다 훨씬 많았다.

‘걱정’과 관련된 글을 키워드로 상세 분석한 결과도 대조적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는 가족, 자식, 미래, 일자리, 노후 등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다수 도출됐으나 2030세대는 직장생활, 사랑, 친구, 야근 등 ‘본인’과 관련된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부모 부양, 자녀에 손자녀 교육, 은퇴 준비까지 스스로..3重苦

5060세대는 젊은 세대 대비 ‘가족’에 대한 관심이 크고 넓은 편이고 자녀와 부모에 대한 부양을 동시에 하고 있어 금전적인 고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시니어 세대가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 게시글 약 8만건을 분석한 결과 5060세대는 간병, 요양원과 같은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과 자녀 결혼 및 학비, 손자녀 육아까지 위·아래로 감당해야 할 몫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를 위한 걱정까지 할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5060세대는 은퇴시점이 다가오는 나이임에도 자녀와 관련된 지출 부담이 여전했다. 심지어 60대는 독립한 자녀의 손자녀 양육 부담 관련 지출도 증가하며 경제적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한 대형 카드사의 소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녀 관련 카드 지출은 50대는 등록금, 학원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60대는 유치원비가 가장 높은 순위를 나타났다.

공소민 팀장은 “50대에 자녀 졸업 등으로 등록금, 학원 비용이 감소하면 또 다시 60대에 손자녀의 유치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용품인 인형, 완구, 아동용 자전거 카드 지출액이 40대 7만3000원, 50대 7만5000원인데 비해 60대에 8만2000원으로 증가한 것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이는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5060세대를 대상으로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에 대해 “손자녀 양육 때문”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2007년 13%에서 2017년 35%로 약 3배 증가했다.

부모, 자녀, 손자녀까지 걱정하는 5060세대는 은퇴 후 노후 준비도 ‘스스로’ 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7년에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한 50대는 73%였으나 2017년에는 80%로 증가했다. 60대도 53%에서 66%로 늘어났다.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의탁하려고’라고 답변한 비율은 2007년 19%에서 2017년 9%로 절반으로 감소하며 은퇴 후 삶을 스스로 준비하기 위한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돈 쓸 데 많은 5060세대..‘그래도 자식한테 짐은 되지 말아야지’

한화생명이 보유고객 약 50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축보험 평균 월납 보험료는 5060세대가 49만4000원이었으나 3040세대는 35만4000원으로 14만원이 적었다.

소득 대비 납입비율도 5060세대가 6.7%인데 비해 3040세대는 5.4%로 나타나 중장년층이 버는 돈 중 저축하는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느라 고된 5060세대는 부채 부담도 컸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연령대별 평균 부채를 조사한 결과 50대가 8469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40대(8173만원), 60대(7353만원) 순으로 분석됐다. 5년 전(2012년) 대비 부채 증가율은 60대가 54.1%로 모든 연령대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빚 갚으랴, 저축하랴 힘든 5060세대에 또 다른 부담은 ‘의료비’다.

한화생명의 인당 평균 실손보험금 지급 현황을 보면 2013년 77만7000원에서 2018년 94만5000원으로 21.6%가 증가했다. 특히 입원은 5년전 130만원 대비 177만원으로 36.2% 증가했고, 통원은 27만4000원 대비 46.9% 증가한 40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5060세대 생활비를 분석한 자료에서도 2012년 대비 2017년에는 의료비가 13.4% 증가하며 통신비(8.8%), 경조비(6.9%), 식비(5.2%), 주거비(2.7%) 등에 비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부양에 대한 생각도 10년 전과 달라졌다.

통계청에서 부모 부양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변한 경우가 5060세대와 2030세대 모두 증가했다. 반대로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고 답변한 경우는 감소했다.

공소민 팀장은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생각이 커진 반면 자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5060세대, 금융 태도는 ‘모범생’, 금융 지식은 ‘열등생’

한화생명이 약 500만명의 보유고객을 분석한 결과 대출 상환에 있어 5060세대는 타 연령에 비해 모범적이었다.

한화생명의 2018년 보험계약대출 계약 건을 분석한 결과 2040세대는 65.7%가 연체 경험이 있는 반면 5060세대는 52.0%로 13.7%포인트 낮았다.

신용대출 분석 결과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신용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고객을 분석한 결과 연체 경험이 있는 2040세대는 55.6%였으나 5060세대는 27.6%로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연체 고객의 연체 기간도 5060세대가 확연히 짧았다. 평균 연체월 수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2.54개월을 연체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50대는 0.43개월, 60대는 0.39개월에 불과했다.

이처럼 모범적인 금융 태도를 가진 5060세대지만 금융 지식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서 만 18세에서 만 79세까지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금융이해력은 타 연령 대비 50대와 60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자에 대한 개념, 단리 계산,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과 관련해서 5060세대의 점수는 3040세대에 비하여 현저히 낮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실시한 2018년 소비자행태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투자결정을 스스로 내려본 경험이 없다라고 답변한 비율은 3040세대 17.4% 대비 5060세대가 27.5%로 10.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금융상품 차이를 구별할 수 있다라고 답변한 비율은 3040세대는 21.5%였지만 5060세대는 16.7%로 4.8%포인트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