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제했던 잠실·삼성·대치·청담동(잠·삼·대·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 3구와 용산구로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다.

‘토허제’ 번복이 서울 집값을 요동치게 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이미 오른 집값은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분양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부터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포함한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적용됐다. (자료=연합뉴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 단지에는 지난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오 시장이 잠·삼·대·청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이래 40일 만이며 제도 도입 이후 첫 ‘구’ 단위 적용인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약 한달만에 재지정에 나선 배경은 토허제 해제 후 강남 3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집값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토허제가 해제된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의 집값은 각각 전주 대비 0.83%, 0.79%, 0.69%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의 가격은 0.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기준 0.20%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강남 3구와 함께 새로 지정된 용산구는 0.3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재지정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포구와 성동구도 각각 0.29%, 0.37%씩 올랐다. 특히 서울 내 비인기지역으로 평가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역시 2주 연속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24일부터 토허제가 확대 적용됨에 따라 갭투자 활동이 금지되면서 거래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5928건으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간 유지되던 3000세대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1월과 비교하면 75.18% 급증했다. 하지만 이달 거래량은 3271세대로 매매 신고 기한이 내달 말인 점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론 전월과 유사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 21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잠실르엘 전용 59㎡ 타입은 토허제 재지정이 발표된 19일 3억원 하락한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재지정 발표 직후부터 호가보다 낮은 매물이 나오며 시장 역시 관망세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토허제 사태로 서울 집값은 이미 대부분 올랐고 재지정을 통해 단기적론 잠시 하락할 수 있으나 장기적 안정과 인하를 유인할 요인은 부재하다는 점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중장기적으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자재비 상승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미 상승한 실거래가가 기본형건축비 인상·환경규제와 함께 서울의 분양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상한선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로 국토부는 이달 1일부터 1.61% 인상했다. 간접공사비와 노무비 등의 영향으로 1㎡당 214만원이 된 것이며 3.3㎡당 건축비는 706만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물론 기본형건축비는 분상제 단지 분양가의 직접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분상제 단지 가격은 인근 지역 분양가의 간접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분상제 미적용 단지에서도 기본형건축비 인상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유인될 수 있어 보인다.

6월부턴 민간건축물에서 ‘제로에너지 건축물’ 5단계 인증도 의무화된다. 의무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친환경 설비나 고성능 단열재·창호 등을 사용해야 한다. 즉 고가 자세 사용이 불가피해 공사비와 분양가는 사실상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 시행으로 공사비가 약 10% 상승할 것으로 평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보통 주변 시세와 유사하거나 조금 높은 정도의 가격 수준에서 분양을 준비한다”며 “올해는 2분기 환경규제 추가로 공사비 상승이 예견돼 있는 상황인데 토허제 사태로 실거래가도 전반적으로 올라 서울 내 공급 단지의 분양가 상승세는 한층 더 가팔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