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영업 정상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임대매장의 높은 임대료가 채권 변제 발목을 잡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홈플러스가 일부 공급사들과 납품 합의를 진행함에 따라 상품 공급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임대매장별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홈플러스는 농심과 거래조건에 대한 합의가 완료되면서 납품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와는 거래조건을 다시 조정하면서 빠른 시일 내 합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향후 운영방안 등에 대해 내부적인 검토 차 납품을 일시적으로 유예했던 일부 협력사들도 협의가 완료됨에 따라 입고가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가전 협력사와 거래조건에 대한 합의가 완료돼 납품이 재개된 상황으로 향후 매출과 객수 증가세는 더 커질 것”이라며 “이번 주 내에 모든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관련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품 공급은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가 지난 20일 회생법원에서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당사자들과 만나 선의의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해 매입채무유동화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기로 결정한 것이 주효했다.
홈플러스 측은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최종 변제 책임이 홈플러스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 투자자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향후 회생절차에서 매입채무유동화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여 채권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입채무유동화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회생계획에 상거래채권으로서 전액 변제하는 것으로 반영할 계획”이라며 “회생절차에 따라 매입채무유동화 전액을 변제함으로써 선의의 투자자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정상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임대매장의 높은 임대료가 채권 변제 발목을 잡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대형마트 126개 중에서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점포는 68개다. 2018년부터 투자 재원 및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10곳 매장이 폐점했지만 리스로 인한 현금유출은 4516억원으로 전년대비 1.64%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자사 매장을 보유한 부동산 펀드들에게 임대료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생절차 과정에 들어가면서 임대료 지급은 중단된 상태다. 또한 그간 추진해왔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및 일부 부동산 자산 매각도 중단됐다.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 임대매장 중 다수는 과거 오프라인 마트 활황기에 임대계약이 이루어진 매장들로 당시 대형마트 실적이 가장 좋았던 시점의 매출을 기초로 임대료가 산정·계약돼 있어 현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홈플러스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매장 직원들의 고용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어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 측은 “아직 대금지급이 이루어 지지 않은 임대점주 분들에게 상세 변제계획과 일정을 공문으로 전달 드리고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정상적인 영업 수행의 기초 위에서 채권자들의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아 회생계획이 최종적으로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