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지난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홍콩행 BX391편 여객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회수한 에어부산 홍콩행 BX391편 화제사고 채증 증거물 (자료=연합뉴스)
14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분석 결과 기내에서 발견된 보조배터리 잔해에서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녹은 흔적)이 식별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내부에서 '절연파괴'가 발생해 최초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국과수는 배터리의 훼손이 심해 정확한 합선 이유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배터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았다.
국과수는 "배터리 잔해는 전반적으로 심하게 연소돼 화재 이후 형상에 대한 검사만으론 어떤 원인으로 배터리 내부 절연파괴가 발생했는지 직접적인 판단이나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다"라며 "단 항공기 내부 구조물에서는 발화와 관련지을 만한 전기적 특이점이나 특이 잔해 등은 식별되지 않아 내부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발화 위치는 왼쪽 30번 좌석 상단 선반 주변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당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서는 항공기 내부 좌측 30번열 상단 선반에서 처음으로 불길이 발생했고 불에 탄 보조배터리 잔해도 그 부근인 31번 좌석 바닥에서 회수됐다.
항철위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조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계속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며 "사고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한 경우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추가적인 사고조사 현황은 향후 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공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