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가 이번주 티몬 공개입찰에 나선다.(자료=오아시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해프닝으로 끝난 11번가 인수 시도와 달리 이번에는 우선협상권까지 확보하며 이커머스 확대에 진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가 이번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공개입찰에 나선다. 지난 4일 티몬은 회생 계획인가 전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했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6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티몬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에 따르면 이번주 중 티몬 매각공고를 내고 공개입찰을 진행한다. 티몬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 후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달 말 최종 인수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티몬의 청산가치가 136억원으로 추정되면서 오아시스는 150~2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몬 인수 시도로 오아시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결합해 종합 신선식품 부문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11번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거래조건에 이견이 있어 무산됐다. 당시 오아시스는 자사 지분 일부와 물류 관계사 신주를 11번가 지분 100%와 교환 방식으로 인수 방향을 제시했다고 나인홀딩스는 해당 거래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월간사용자 수가 많은 이커머스를 인수하면 수도권 내 온라인을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성 강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아시스는 직접 배송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생산자 직배송 형태로 신선 및 가공식품 등을 수도권 내 새벽배송, 당일배송, 익일배송, 퀵커머스 등 4가지 서비스로 배송하고 있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이달 초 회원수 200만명을 돌파했지만 새벽배송 시장 1위 쿠팡(3240만명)에 비하면 월등히 적다. 티몬의 월간사용자 수는 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어 오아시스와 합병하면 3배 가까이 사용자 수 확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오아시스의 IPO 재추진을 위한 몸집키우기도 가능하다. 오아시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884억원,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전년대비 10.4%, 76.3% 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티몬은 티메프 사태 이전 2조4000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2월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를 받지 못기 어려운 업황을 고려해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오아시스가 원하는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오아시스 측은 당장 IPO 추진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티몬 인수를 통한 이커머스 확장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 인수는 비용이나 추후 계획 등 충분한 고민을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인수가 추진되더라도 당장의 IPO 추진보다는 내실을 먼저 다지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