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카드 사태 이후 최악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신용 점수가 낮은 취약 차주들이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 카드 대출을 이용한 결과로 보인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대출 기준 강화로 카드론에 저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몰리자 신용카드의 연체율은 두달 연속 3.4%를 기록했다. (자료=연합뉴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말 3.4%로 집계됐다. 2달 연속 같은 수치를 유지한 것이다.

일반은행은 금융지주 아래서 카드 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카드업을 겸영하는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다.

이들의 카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3.4%를 웃돈 것은 카드 사태 막바지인 지난 2005년 7월 말 3.6%와 8월 말 3.8% 이후 처음이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 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2023년 12월 말 2.8%에서 작년 1월 3.0%로 올라선 뒤 계속 3%대를 유지 중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회사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예년과 비교 시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평균 1.53%로 집계됐다. 연말 기준 연체율은 2022년 1.04%, 2023년 1.34%, 작년 1.53%로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일각에선 연체율 증가를 두고 카드론 등으로 소액 급전이라도 쓰려던 차주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연체율이 3% 중후반대로 올라서면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05년 8월의 3.8%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공을 들이는데도 연체율이 내려가지 않고 두 달째 유지된 것은 그만큼 연체 증가세가 강하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