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매각 추진·G마켓 JV 편입 등..이커머스 M&A 을사년 시계 돈다

SK스퀘어, 나인홀딩스 컨소시엄과 미팅..11번가 매각 협력 논의
G마켓, 신세계·알리 조인트벤처 자회사 편입..향후 지분 매각 가능성

서재필 기자 승인 2025.01.02 10:39 의견 0

11번가는 올해 본격적으로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며 G마켓은 알리바바그룹으로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멈췄던 이커머스 M&A 시계가 을사년 새해부터 다시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가 2025년 정기 인사를 마무리하고 올해 다시 11번가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달 27일 SK스퀘어와 11번가 투자사인 나인홀딩스 컨소시엄(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이 만나 11번가 매각 관련 미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로 11번가는 안정은 사장의 단독 대표체제로 운영되며 매각 관련 작업은 포트폴리오 관리 담당 송재승 CIO가 이어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와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은 올해 함께 손발을 맞춰 11번가 매각에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SK스퀘어는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여원을 투자 받을 당시 5년내 11번가 IPO 진출을 계약조건을 내걸었으나 이에 실패했다. 이에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은 콜옵션 행사 등 투자금 상환을 요구했고 SK스퀘어가 콜옵션을 거부하면서 동반매각에 나섰다.

매각도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오아시스마켓과 거래 조건이 맞지 않아 M&A가 불발된 데 이어 티메프 사태로 M&A 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이에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성을 선회했고 고정비 절감을 통한 실적 안정화로 올해 다시 매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정은 사장 주도 아래 11번가는 오픈마켓 부문에서 지난 11월에도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서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영업이익 흑자 릴레이를 이어갔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오픈마켓 부문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250억원 이상 개선했다.

SK스퀘어 측은 지난해 11월 3분기 사업보고서 발표와 함께 “향후 비핵심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는 11번가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5대5 출자를 통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G마켓을 해당 법인에 편입시킨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장기적으로 G마켓 지분을 알리바바에 매각할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G마켓 수익성 부진에 따른 매각 의지와 알리바바그룹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 의지가 맞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G마켓은 지마켓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000억원의 손실이 누적됐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221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9월에는 근속 2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효율화도 진행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3월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1조4471억원)를 투자한다고 알린 바 있다. 2600억여원을 들여 국내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고 셀러 지원에 131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의 케이베뉴 안착과 신세계와의 협력으로 G마켓 내 60만 셀러를 끌어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오는 2월부터 새로운 최저 수수료 정책도 펼친다.

합작법인에 G마켓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이마트는 G마켓을 지분법 회사로 털어내게 된다. 알리바바그룹이 합작법인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 비율을 5대5로 맞춘 점을 고려하면 합작법인의 실질적인 주도권은 알리바바가 갖고 장기적으로 G마켓 지분 매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물가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유통 이커머스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 M&A 시장이 위축됐다”며 “올해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이 빠르게 물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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