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 롯데 식품군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해외 실적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롯데식품군에 따르면 3분기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는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지만 해외법인의 실적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50억원, 영업이익 7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내수 소비경기 둔화와 긴 장마, 설탕이나 오렌지와 같은 원재료비 증가와 사업경비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탄산, 커피, 생수, 주스 카테고리에서 대부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들의 실적은 좋은 흐름을 보였다. 3분기 필리핀, 파키스탄, 미얀마 등 해외법인의 매출은 3510억원으로 전년대비 359.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2.5% 늘어난 143억원을 기록했다. 필리핀 공장 통폐합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해외 실적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롯데칠성음료가 밝힌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2028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45%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만큼 증권가들도 해외실적 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는 필리핀 법인의 수익성 개선과 파키스탄 및 미얀마 법인의 성장, 브랜드의 글로벌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실적모멘텀을 고려하면 반등만 남았다”고 말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법인의 성과는 꾸준히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단기 실적 부진 우려보다는 해외사업 확대 방향성 및 부채비율 개선 여부 등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웰푸드는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인한 카카오 가격 급등으로 3분기 실적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롯데웰푸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7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줄었다.
다만 해외사업 매출은 20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국내 수출과 해외법인 판매량을 합산한 매출 비중도 지난해 22.5%에서 올해 24%로 확대됐다.
롯데웰푸드 측은 “초코파이 수요 증가로 인도법인 등 매출은 성장했지만 카카오 등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며 “현재 코코아 가격이 예년보다 오른 상황이라 이를 반영해 해외 법인의 초콜릿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가격 급등으로 해외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카자흐스탄과 벨기에 법인에서 5~15%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인도, 카자흐스탄, 벨기에 법인에서 10~20% 재차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식품군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만큼 해외 투입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법인과 글로벌 파트너사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필리핀 펩시법인을 적극 앞세운다. 필리핀 펩시법인은 이번 3분기 매출액이 24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고 영업손실을 전년동기대비 75억원 감소한 1억원까지 대폭 줄였다.
필리핀 펩시법인 실적 안정화 이후 제로 음료와 소주를 비롯한 증류주·RTD 등 신규 트렌드에 맞춘 주류들을 대거 선보일 방침이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공장 통폐합을 진행하며 향후 고정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 상황이다.
롯데웰푸드는 롯데식품군 차원에서 카카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달 롯데식품군은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동빈 회장과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 한국과 일본 롯데 지주사 및 식품사 경영진이 직접 아프리카를 찾아갔다.
나아가 아프리카 외에도 베네수엘라 등 다른 생산지에서 저렴한 카카오를 공급받아 조합하는 등 원산지 다변화 및 공급망 관리로 원가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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