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패션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패션기업들은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들은 실적 반등 돌파구로 화장품 사업에 무게 중심을 옮기거나 해외 비즈니스 확대를 노리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 패션기업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여전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매출액 32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51억원이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연작과 로이비, 비디비치 등 자체 브랜드와 로라메르시에, 아워글래스 등 수입 브랜드가 1분기에 이어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2분기 매출 3417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2%, 29.5% 감소했다. 한섬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점을 꼽았다.
중국에서 MLB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던 F&F도 기세가 한풀 꺾였다. F&F 2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매출액 391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9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6%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영업익 감소가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0억원 감소한 524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 줄어든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필요해졌다. 이에 신사업 발굴 및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K뷰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뮤즈를 713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젊고 대중적인 브랜드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독립 경영체제를 통해 어뮤즈의 브랜드 고유 특성과 장점을 발전시키는 한편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어뮤즈를 2028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며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트렌드 리딩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을 진행한다. 향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K뷰티 선도 브랜드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코스메틱 사업에서 다양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뮤즈 인수는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톰브라운의 국내 라이선스 기간이 만료된 이후 리테일매니지먼트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매출 이탈을 최소화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해졌다. 이에 해외 신명품 브랜드들의 라이선스 비즈니스 강화에 나섰다.
이달 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토리버치의 첫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 오픈했다. 젊은 층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자크뮈스의 4번째 단독매장을 현대백화점 본점에 오픈하며 국내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신명품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자크뮈스는 MZ세대가 열망하는 브랜드로 등극한 이후,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섬은 지난 5월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스 한국 첫 플래그십 스토어인 ‘키스 서울’을 오픈했다. 자사 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최근 파리 컬렉션을 마친 후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해외 진출 성과도 나오고 있다.
F&F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WBD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진출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연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100개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자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 패션명가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침체기 끝이 보이는 만큼 패션기업들이 새롭게 확보한 성장동력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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