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두 달 뒤 임시 주총서 ‘표 대결’ 예고..‘경영권 다툼’ 다시 불붙을까

신동국·송영숙·임주현 연대,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이사회 정권 12명 확대 안건,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임종훈 대표 “현 경영체제 변경 움직임, 논의 없었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7.31 09:43 의견 0

한미그룹 최대주주간 경영권 다툼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자료=한미그룹)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그룹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의 연대 아래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 송 회장, 임 부회장 최대주주 연합은 지난 29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대주주 연합은 주총 안건으로 현재 10명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사내이사 2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등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은 10명 중 9명을 채우고 있다. 과반 이상인 5명이 형제 측 인사다. 신 회장과 송 회장은 이사회를 12명으로 늘리고 그들이 추천한 인사 3명을 추천해 총 7명으로 이사회 과반을 점하는 ‘새 판짜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송영숙 회장은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및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차남인 임종훈 대표가 송 회장을 몰아내고 단독 대표이사직에 앉아있다.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아직 임종윤 이사가 대표이사로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미뤄 보면 최대주주간 갈등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30일 이사회 이후 기자들에게 현 상황에 대해 입장을 알렸다. (자료=연합뉴스)

신 회장, 송 회장, 임 부회장 주주 연합의 공세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30일 한미약품 이사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알렸다.

임 대표는 “전문경영인체제 자체는 효율적 방안이지만 현 경영 체제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은 이사회와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어 오는 임시 주총에서 지난 3월 정기주총과 같이 표 대결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29일 한미사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최대주주들이 언급했던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체제는 이미 현재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도 냈다.

입장문에서 “다른 대주주들이 상속세 문제가 해결돼 오버행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언급했지만 일부 오너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아직 오버행 이슈는 해결되지 못했고 가족 모두가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합의했는데 지켜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 연합이 청구한 임시주주총회는 두 달 뒤 열린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정확한 일자는 추후 공시될 것이라고 알렸다.

송·신·임 연합이 상정한 안건인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정관 변경은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가운데 송·신·임 연합의 지분은 절반에 가까운 48.19%에 달한다.

앞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녀와 두 아들간 대립 당시 국민연금이 송 회장 손을 들어줬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도 송·신·임 연합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두 형제 측 지분은 임종윤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DXVX와 다른 우호지분을 모두 합쳐도 29.07%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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